한강대교 아래 수십년 방치…라이브하우스, 야외공연장, 생태 숲 조성
서울의 젖줄인 한강 복판에 놓였는데도 버려지다시피 했던 노들섬이 반세기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자연생태 숲과 음악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과정을 거쳐 재단장한 노들섬을 18일 언론에 공개했다. 정식 개장은 이달 28일이다.
핵심 시설은 한강대교에서 용산 쪽을 바라보고 다리 왼쪽에 들어선 연면적 9,747㎡ 규모의 '음악 복합문화공간'이다. 기존 자연환경과 어우러지도록 3층 이하 건축물을 다양한 층위로 배치했다. 이곳에는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인 '라이브하우스', 서점 겸 도서관인 '노들서가'가 있다. 라이브하우스는 기본 456석에 스탠딩 때 874석 규모로 콘서트에 최적화한 음향, 조명과 리허설 스튜디오까지 갖췄다. 노들서가는 15개 독립 서점과 출판사가 계절별로 직접 기획한 책을 선보이는 곳이다.
한강대교 반대편으로 넘어가면 3,000㎡ 너비의 잔디밭 '노들마당'이 펼쳐진다. 평소에는 피크닉 장소로 활용하고, 최대 3,000명이 들어찰 수 있는 야외공연장으로도 쓸 수 있는 곳이다. 10월에는 강의나 행사 등을 개최할 수 있는 '다목적홀'이 준공된다. 음악 복합문화공간과 다목적홀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맹꽁이 서식지 등 기존 자연 생태를 그대로 보존하는 '노들숲'으로 둔다.
시는 2013년 '노들섬 포럼'을 꾸려 활용 방안을 논의한 끝에 2015년 6월 설계 공모 등을 거쳐 2017년 10월 착공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노들섬은 시민의 직접 참여와 의견 수렴으로 기본 방향을 설정하고 운영자를 우선 선정해 기획·설계·시설 조성 후 운영 프로그램을 마련한 모범적 사례"라며 "성장하는 음악인들의 특화공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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