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도 삭발로 결기 보여야” 요구에
나경원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 선 그어
자유한국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을 촉구하는 ‘삭발 투쟁’을 이어가면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삭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나 원내대표를 다음 주자로 지목하거나 그의 삭발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는 등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10일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시작한 삭발은 여성 의원이자 한국당 소속인 박인숙 의원이 동참하며 한국당으로 불씨가 옮겨 붙었다. 16일 황교안 대표에 이어 17일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도 줄줄이 가세했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의원들끼리 삭발 순서를 두고 논의를 할 만큼 이들의 릴레이 삭발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나 원내대표도 삭발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황 대표에 이어 당 대표단이 모두 삭발에 동참, 한국당이 ‘조국 반대’에 모든 당력을 쏟아 부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취지다.
이 같은 요구는 당 내부에서도 나왔다. 류여해 전 한국당 최고위원은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나 원내대표를 향해 “조국을 못 막았다, 죄송하다 하고 본인이 삭발하는 결기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황 대표의 삭발 소식을 전하며 “그럼 나경원은?”이라 적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10일 서울 도심에서 진행한 장외투쟁 당시에도 지지자로 보이는 한 시민으로부터 “머리 다 삭발하자. 국민이 지금 잠을 못 자고 있다”는 요청을 받았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아직까지 삭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분들이 (권유를 하며) 물어보지만 많은 분들이 반대도 한다”며 “투쟁의 의미를 극대화하는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나 원내대표 측은 삭발이 정치적 파급력보다는 조롱의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또 당 대표가 이미 삭발에 나선 마당에 타이밍이 늦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박지원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의원도 나 원내대표의 삭발을 두고 “그런 것은 없어야 한다. 황 대표 한 분으로 족하다”고 회의적인 의견을 낸 바 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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