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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라 싱가포르서 ‘핀테크’ 동남아 큰시장을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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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라 싱가포르서 ‘핀테크’ 동남아 큰시장을 공략”

입력
2019.09.19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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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윤 딥서치 대표 

김재윤 딥서치 대표가 10일 싱가포르 사무실에서 혼자 일하다 기자를 맞았다.
김재윤 딥서치 대표가 10일 싱가포르 사무실에서 혼자 일하다 기자를 맞았다.

‘국내 시장은 좁다.’ 핀테크(fintechㆍ금융기술)를 논할 때 흔히 거론되는 명제다. 우수한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충분한 고객 기반을 확보하려면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떠오르는 곳이 싱가포르다. 금융위원회 등 정부 기관도 눈여겨보고 있다. 서울(605.5㎢)보다 조금 넓은 땅(719㎢), 인구는 우리나라의 10분의 1 정도(561만명ㆍ2017년 기준)인 나라가 ‘큰 시장’이 될 수 있을까.

지난 4월 현지 법인을 열고 싱가포르 핀테크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김재윤(38) 딥서치(DeepSearch) 대표를 10일 싱가포르 사무실에서 만났다. 현재 싱가포르엔 딥서치를 포함해 4개 정도의 우리나라 핀테크 업체가 진출해 있다. 설립 7년 차인 딥서치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데이터 분석 운영체제(플랫폼) 제작 및 관련 기술’ 아시아 1등 업체다. 삼성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있다.

-왜 싱가포르인가.

“영국 다음으로 핀테크 사업을 하기 좋은 나라다. 싱가포르 자체 시장은 작지만 동남아시아 전체 시장으로 가는 전초기지다. 아시아에서 영어를 쓰고 금융이 발달한 지역으로 홍콩과 싱가포르가 꼽히지만 홍콩은 ‘중국 리스크(위험)’ 때문에 자연스럽게 접게 됐다. 싱가포르가 아시아에선 거의 유일한 투자처다. 비용은 많이 들지만 법인 설립이 쉽다.”

-성공 가능성은 있는가.

“싱가포르엔 자생한 현지 핀테크 업체가 별로 없다. 물가가 비싸고 개발자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핀테크를 키우기보다 모으는 동네다. 그래서 처음부터 글로벌 업체와 경쟁해야 한다. 그 점이 우리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 핀테크 업체의 수준은 이미 현지 업체를 넘어섰고, 사업 분야만 잘 선택하면 글로벌 업체에게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실제 성과는 있는가.

“초기 반응은 괜찮다. 우리나라에선 이미 검증이 됐고 여러 금융회사가 도입한 기술이다. 아시아에선 거의 유일하다. 현지 은행 두세 곳에서 우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연말쯤 의사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장의 매출보다 시장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어떤 기술인가.

“인공지능으로 금융 산업 등 경제 관련 빅데이터(Big Data)를 분석해 투자자들에게 최적의 조언을 해준다(회사명과 같은 딥서치가 서비스 명칭이다). 투자자가 인공지능에게 질문을 던지면 인공지능이 관련 데이터를 모두 분석하고 정리해 답을 알려주는 식이다. 특정 사건(예컨대 북한 미사일 발사)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투자에 실제 참고가 되도록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사람이 데이터를 일일이 엑셀로 정리하는 기존 방식은 시간이 많이 들고 정작 중요한 데이터를 놓치기도 한다. 네이버ㆍ구글 등이 일반 검색 서비스라면 딥서치는 인공지능을 장착한 금융 전문 검색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김재윤 딥서치 대표가 10일 싱가포르 사무실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금융 데이터 분석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김재윤 딥서치 대표가 10일 싱가포르 사무실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금융 데이터 분석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력이 다양하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서버 플랫폼 개발자로 NHN(현 네이버㈜)에서 일했다. 회사에 다니면서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딴 뒤 회계법인에서 일하기도 했다. 2013년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국내에 발판을 마련한 뒤 올해 싱가포르로 나왔다. 직원은 모두 13명, 현재 직원 한 명과 싱가포르에 거주하며, 싱가포르 핀테크 진출 선구자로 우리나라 핀테크의 미래와 성공 가능성을 몸으로 쓰고 있다. 그의 사무실은 6.6㎡가량이지만 그의 꿈은 동남아 전역을 품고 있다.

싱가포르=글ㆍ사진 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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