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이주노동자연대회의, 노동부 포항지청서 열어…”진상조사ㆍ안전교육 의무화” 촉구
외국인 노동자 4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북 영덕 수산물가공업체 폐기물탱크 질식사고의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에서 열렸다.
대구경북 이주노동자 인권ㆍ노동권 실현을 위한 연대회의(이하 대경이주연대회의)는 17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대잠동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외국인 노동자 사망사고의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사고로 숨진 베트남인 팔빈디오(53)씨의 유족도 함께 했다.
대경이주연대회의는 “영덕 수산물가공업체 사망사고와 같은 외국인 노동자 질식사고는 2016년 경북 고령 제지공장 원료탱크와 2017년 경북 군위와 경기 여주 양돈농가 사고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며 “같은 사고가 되풀이되는 것은 법원은 사업주를 솜방망이 처벌하고 노동부는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대경이주연대회의는 이어 “외국인 노동자들의 죽음의 사슬을 끊는 길은 철저한 진상조사와 사업주에 대한 강력한 처벌,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을 하는 것이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노동안전 교육을 의무화하고 유독가스를 배출하는 업체를 조사해 안전설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숨진 베트남인 팔빈디오씨의 딸 김지호(30)씨도 발언을 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았지만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대신 김씨의 시아버지인 김현동(63)씨가 “멀리 타국에 돈을 벌러 힘들게 왔다가 죽어서 돌아가면 가족들 마음이 어떻겠냐”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덕 수산물가공업체 질식사고는 3m 깊이 지하 탱크에 한 명이 청소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쓰러졌고, 뒤따라 3명이 들어가면서 변을 당했다.
한편,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업무상 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수산물가공업체 대표를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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