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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원하지 않아” 트럼프 발언에도 고조되는 미ㆍ이란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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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원하지 않아” 트럼프 발언에도 고조되는 미ㆍ이란 긴장

입력
2019.09.17 18:06
수정
2019.09.17 21:3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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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뉴멕시코주 리오 랜초에서 열린 선거집회에서 연설 도중 지지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뉴멕시코주 리오 랜초에서 열린 선거집회에서 연설 도중 지지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 피격 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한 미국이 연일 군사적ㆍ외교적 압박을 이어가면서 양국 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피해 시설의 가동 중지로 원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데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시장도 연일 크게 출렁였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국가안보팀을 소집해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과 이로 인한 중동지역 긴장 고조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란에 대한 군사 대응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지만 결정이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란 배후설’은 점점 힘을 얻는 분위기다. 17일 미 CNN 방송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미국과 사우디 관료들은 조사를 통해 이번 공격에 사용된 무기가 저고도 순항 미사일이며, 이라크 국경에 인접한 이란 기지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소식통은 미사일이 피격된 석유 시설 북쪽에서 발사돼, 이라크 남부와 쿠웨이트 영공을 거쳐 목표물을 타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는 발사 장소(이란)를 감추기 위한 시도라는 설명이다. 그는 또 “미사일이 남쪽에서 발사됐다는 증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으며, 특히 예멘처럼 먼 곳에서 왔을 리 만무하다”라며 이란 소행에 무게를 실었다.

이에 앞서 미 행정부 관계자는 WSJ에 이란이 이번 공격에 무인기(드론) 20여대와 10발 이상의 미사일을 동원했다는 정보를 사우디 정부에 전달했고, 앞으로도 정보 공유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격의 여파로 국제유가는 연일 치솟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4.7% 오른 62.90달러에 마감해 11년만에 하루 최대폭(퍼센트 기준) 급등을 기록했다. 사우디 정부가 비축유를 공급하는 등 정상화에 힘을 쏟고 있지만 아브카이크 석유 시설의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앞으로 수개월이 더 걸릴 전망이다.

미국 내에서는 대(對)이란 강경론과 신중론이 엇갈린다. 보수인사인 잭 킨 전 미국 합참의장은 영국 더타임스에 “미국이 보복공격을 감행할 경우 이란 원유생산에 타격을 가하는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워싱턴포스트는 익명의 국방당국자들 입을 빌려 미국 인사나 시설을 표적으로 한 공격이 아니었던 만큼 직접적 군사대응은 합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날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만에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이란과 전쟁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누구와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누가 사우디에 대한 공격을 했는지 확실히 알고 싶다”고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다만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미국이 이란 석유 시설을 공격한다면 (사우디 공격에 대한) 비례적 조치일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이를 두고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앞두고 이란과의 충돌 확대를 자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 측 거부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날 뜻이 있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이란을 압박하는 동시에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일종의 ‘양면 전술’이라는 해석이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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