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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 만에 뱃길 열린 저도… “내가 대통령이 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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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 만에 뱃길 열린 저도… “내가 대통령이 된 기분”

입력
2019.09.17 17:25
수정
2019.09.17 18:4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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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휴양지인 경남 거제시 저도가 47년만에 일반인에게 시범 개방된 17일 오후 방문객들이 저도를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의 휴양지인 경남 거제시 저도가 47년만에 일반인에게 시범 개방된 17일 오후 방문객들이 저도를 둘러보고 있다.

“와~여기가 대통령의 휴양지 저도인가요?”

1972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로 지정된 후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던 경남 거제시 저도가 47년만에 일반인에게 개방된 17일 오후. 저도에 처음 입도한 방문객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강원 양양군에서 왔다는 박민자(59ㆍ여)씨는 “섬이 생각했던 것보다 작지만 아름답다”면서 “마치 대통령이 된 기분”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대통령 별장으로 지정되기 전 저도 마지막 주민이던 윤연순(83) 할머니도 “좋아요, 좋아요”를 연발했다.

저도로 가는 첫 유람선은 이날 오후 2시 30분 관광객 200여명을 태우고 장목면 궁농항을 출발했다. 거제시는 첫 유람선 출항에 앞서 오후 1시30분부터 궁농항에서 기념행사를 펼쳤다. 마을주민들도 저도 개방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동네 곳곳에 붙이고, 어민들은 해상 퍼레이드로 저도 뱃길 개통을 기념했다.

대통령의 휴양지인 경남 거제시 저도가 47년만에 일반인에게 시범 개방된 17일 오후 방문객들이 거가대교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의 휴양지인 경남 거제시 저도가 47년만에 일반인에게 시범 개방된 17일 오후 방문객들이 거가대교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궁농항에서 출항한지 20분 정도가 지나자 저도에 도착했다. 저도는 섬 모양이 돼지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에 속하며 섬 전체에 해송과 동백이 자생하는 면적 43만여㎡의 작은 섬이다.

섬 안에는 대통령 별장과 수행원 숙소, 콘도, 장병 숙소, 골프장(9홀), 팔각정, 인공적으로 만든 모래 해변 등이 있다. 이번 시범 개방에는 대통령 별장과 군사시설을 제외한 산책로와 모래해변, 연리지정원 등이 공개됐다.

하선과 동시에 조를 나누고 안내사들이 붙어 설명과 함께 투어가 진행됐다. 저도를 크게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1시반정도다. 부산에서 온 김덕철(67)씨는 “바다 위의 청와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조용하면서도 운치가 있다”면서 “대통령이 왜 여기로 휴양을 오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휴양지인 경남 거제시 저도가 47년만에 일반인에게 시범 개방된 17일 오후 방문객들이 저도를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의 휴양지인 경남 거제시 저도가 47년만에 일반인에게 시범 개방된 17일 오후 방문객들이 저도를 둘러보고 있다.

행정안전부ㆍ국방부ㆍ해군ㆍ경남도ㆍ거제시 등 5개 기관은 앞으로 1년 간 저도를 일반에 시범 개방할 예정이다. 저도 개방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지난 7월 30일 저도 방문 당시 저도를 우선 시범개방하고 관련 시설 등 준비가 갖춰지면 완전히 개방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시작됐다.

운항 항로는 궁농항~한화리조트 거제 벨버디어 앞 해상~거가대교 3주탑~저도~거가대교 2주탑~중죽도ㆍ대죽도~궁농항으로 2시간 30분가량 걸린다. 요금은 어른 기준 2만1,000원이다.

저도 시범 개방은 월요일과 목요일을 제외한 매주 5일간 주간에 이뤄지며, 군 정비기간은 개방기간에서 제외한다. 방문 인원은 1일 최대 600명이며, 1일 방문 횟수는 오전ㆍ오후 각 1회, 방문 시간은 1회당 1시간 30분이다.

저도에 방문하기 위해서는 최소 이틀 전 저도를 운항하는 유람선사(㈜거제저도유람선)에 전화(055-636-7033, 055-636-3002)하거나 방문 또는 인터넷(jeodo.co.kr)으로 신청하면 된다.

거제=글ㆍ사진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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