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사와 유엔사령부 관계자들이 7월 27일 판문점 자유의집에서 정전협정 66주년 기념식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유엔군사령부의 지위 및 역할과 관련한 이견 조율을 위해 고위급 협의체 가동을 시작했다. 협의체에는 국방부와 유엔사, 주한미군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과 함께 또 하나의 한미동맹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협의체의 주요 의제는 유엔사 참모 조직과 역할의 확대 여부다. 유엔사를 주도하는 미국은 최근 전작권이 한국군으로 넘어간 뒤에도 정전협정 유지 관리 등 본연의 임무를 적극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혀 왔다. 유엔사 근무요원 계속 증원과 독일군 연락 장교의 유엔사 파견을 요청했다가 우리 측 항의로 무산된 것도 이런 일환이다. 문제는 이런 조치가 미군이 향후에도 유엔사를 통해 한국군을 사실상 통제하려는 의도로 읽힌다는 점이다.

전작권이 전환되면 한미연합사령부를 대체할 미래연합사 사령관은 한국군이, 부사령관은 미군이 맡게 된다. 현재의 연합사 지휘체제가 역전되면서 전작권 지휘 주체가 한국군사령관으로 바뀌는 것이다. 지난달 실시된 한미연합훈련도 한국군 대장이 연합사령관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군의 주도권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은 전작권 전환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유엔사령관을 지금처럼 주한미군사령관이 계속 맡게 되면 한국군 미래연합사령관과의 지휘 혼선 및 충돌이 초래될 게 뻔하다. 이러려면 굳이 전작권 전환에 동의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

미국이 유엔사 확대 과정에서 일본을 끌어들이려는 것도 우려스럽다. 미군은 한미연합훈련 과정에서 북한 미사일이 주일미군기지 등을 공격할 경우 일본 자위대 전력의 대응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한다. 유엔사가 한반도 유사시 전력과 장비를 지원받을 ‘전력제공국’에 일본을 추가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듯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던 것이 불과 두 달 전이다. 일본의 일방적 수출규제에 분노하는 한국 상황을 안다면 일고의 가치도 없다. 한미 간 갈등이 불거지지 않게 긴밀히 협의해야 하겠지만 미국부터 무리한 발상을 접어야 한다. 한국군의 전력과 위상도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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