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함 발병국 20개국으로… 중국 살처분 연말까지 2억마리 예상
17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국내 첫 발병 사례가 확인됨에 따라 ASF 유행 국가는 20개로 늘어났다.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이던 ASF는 2016년부터 유럽을 경유해 세계 각국으로 급격히 퍼져왔다. 특히 지난해 8월 중국을 강타한 이후, 아시아 주변국으로 거침없이 세력을 확대하다가 결국 우리나라에까지 당도했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따르면 최근 ASF는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유행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러시아와 폴란드, 루마니아 등 10개국에 ASF가 퍼진 상태고, 아시아권 유행 지역은 중국ㆍ홍콩, 몽골, 북한, 라오스, 필리핀, 미얀마, 베트남 그리고 한국까지 8개국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짐바브웨에서도 ASF의 기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ASF는 그간 주로 아프리카와 유럽에서 발생해 아시아에서는 드문 전염병이었으나, 지난해 중국에서 첫 발병이 확인된 후 인접국으로 빠르게 퍼졌다. ASF는 지난해 8월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를 시작으로, 올해 4월 최남단 하이난(海南)까지 불과 8개월 만에 중국 전역 31개 성ㆍ직할시ㆍ자치구를 휩쓸었다.
이후 ASF는 올해 초부터 맹렬한 기세로 중국 주변국으로 확산됐다. 지난 1월 15일 몽골을 시작으로, 베트남(2월 19일), 캄보디아(4월 3일) 등으로 퍼졌다. 5월 23일에는 북한에서, 6월 20일에는 라오스에서 발병이 확인됐다. 일본과 대만은 아직 청정국을 유지 중이다.
특히 연간 사육 두수가 4억5,000만마리에 달하는 세계 최대 돈육 생산국인 중국의 피해가 크다. 중국은 돈육 소비량도 세계 절반에 달하며, 이중 약 95%를 국내 생산으로 충당해왔다. 중국 정부는 최근 ASF 때문에 돼지 100만마리를 살처분했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이미 그 규모가 1억마리를 넘었고 올해 말까지 2억마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지난달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대비 47%나 뛰었다.
베트남도 ASF로 완전히 뒤덮였다. 지난 2월 북부 하노이 인근의 흥옌성과 타이빈성에서 처음 발견된 뒤, 지난달 31일 남부 닌투언성에서도 확인이 되면서 전국 64개 성ㆍ시가 모두 감염됐다. 7개월 만에 길이 1,500㎞의 베트남 전역을 휩쓴 셈이다. 이달 12일 기준, 살처분 규모는 470만마리로 전국 사육 돼지의 15%를 넘어섰다.
유럽에서는 중동부 국가들을 중심으로 퍼진 상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기준 올해에만 유럽에서 ASF 감염이 확인된 사례는 1,111건에 달하며, 특히 루마니아(974건)와 폴란드(41건)에 피해가 집중됐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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