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유역물관리위원회 위원 위촉식 및 출범식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앞줄 오른쪽에서 네번째)과 허재영 국가물관리위원장(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 민간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이어 4대강별 유역물관리위원회가 출범했다. 20년 진통 끝에 물관리체계가 일원화되고 물관리기본법이 제정돼 본격적인 유역 통합관리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물관리는 각 지역과 이해당사자를 대표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물관리위원회라는 거버넌스를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조만간 물관리기본법에 따라 국가의 물관리 철학과 이념을 담은 물관리기본계획이 국가물관리위원회를 거쳐 수립될 예정이다. 국가물관리기본계획에 이어 4대강 유역별로 유역종합물관리계획이 만들어지면 우리나라 물관리의 새로운 청사진이 완성될 것이다.

그러나 통합 물관리를 위한 앞으로의 여정은 결코 만만치 않다. 국가물관리위원회와 유역물관리위원회가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 4대강 문제도, 해묵은 낙동강의 물 갈등도 답을 내놓아야 한다. 4대강 조사평가위에서 제안된 보의 처리 방안들은 물관리위원회에서 심의를 하고 결정하고, 실행 방안을 마련하는 절차를 거칠 것이다. 4대강 문제를 포함한 물관리의 첨예한 현안들이 정치적 논쟁의 늪에 빠지지 않고, 물관리위원회라는 새로운 거버넌스를 통해 구체적 해법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그런데 이러한 중요한 물관리 현안들을 풀어가기 위해 반드시 먼저 해결되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수리권의 관리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다. 수리권이란 물을 이용할 권리다. 수리권 정비는 유역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물의 사용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규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낙동강의 해묵은 물 갈등도, 충남의 고질적 물 부족도 사실은 수리권 조정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최근 4대강 보의 개방과 관련된 농민들의 피해 보상 문제도 농업용수의 수리권 문제다. 수리권 제도가 잘 정비돼 있으면, 합리적 절차와 방법으로 피해를 본 농민들에게 보상을 하거나, 물 이용을 둘러싼 지역 간 수리권 갈등을 조정할 수 있다.

수리권 제도의 정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전체 물 사용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농업용수 수리권 관리체계 개편이다. 생활용수나 산업용수에 대한 수리권 관리체계는 그래도 비교적 잘 정비돼 있다. 농업용수는 그렇지 않다. 기후 위기로 인해 갈수록 어려워지는 물관리 여건 속에서 농업용수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물관리의 핵심이다. 그런데 농업용수 수리권의 경우 사실상 치외법권 지대로 남아 있다. 특히 1990년대 말 농업용수에 대한 물값이 면제되면서 수리권 관리가 더욱 어렵게 됐다. 농업용수는 아무리 많이 쓰더라도 공짜인 것이다. 농업용수를 제대로 관리하려면 물을 얼마나 취수해서 이용하는지 알아야 하고, 수요와 공급 가능량을 고려하여 이용자별로 적절하게 이용량을 배분하고 허가해야 한다. 그렇지만 농업용수를 실제 얼마나 취수해서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제대로 된 측정자료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기초자료 없이 통합 물관리가 잘될 수 없다. 그런데도 농업용수 수리권이나 물값 문제는 금기사항처럼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 농업용수 수리권 관리를 제대로 한다는 것은 사용량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사용량에 대해 적절한 물값을 부과하는 것이다. 물의 경제적 가치가 인정돼야 물을 절약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물의 용도를 조정할 수 있다. 농업용수 수리권에 대한 체계적 관리만 이루어져도 우리나라 물 갈등의 절반 이상이 해결될 것이다.

수리권 통합관리가 이루어지려면 정부와 하천관리체계의 정비가 병행되어야 한다. 4대강에 각각 별도로 있는 유역환경청과 홍수통제소, 국토관리청의 하천국 업무를 통합하거나 조정하여 유역 차원에서 하천과 물 이용에 대한 통합적 관리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러한 통합과 조정을 통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유역물관리위원회의 사무국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최동진 국토환경연구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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