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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전문가 “국내 첫 확진 아프리카돼지열병, 치사율 80%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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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전문가 “국내 첫 확진 아프리카돼지열병, 치사율 80% 이상”

입력
2019.09.1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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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전역 퍼진 것으로 추정…모기 통한 확산 가능성 배제 못해 

 사람에게는 영향 없어 “돼지고기 소비 감소로 이어져선 안돼” 

17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17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치사율이 80% 이상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17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ASF가 북한 전역에 퍼져 있어 접경 지역인 경기 파주로 확산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축산 전문가의 주장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초동 대처가 중요하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북한 축산공무원 출신 수의사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제가 파악하기로 (ASF가 북한) 전국에 다 확산돼 있다. (국내 발생) 위치가 파주여서 북한과 연관성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 위원은 ASF 발생 농가를 출입한 사람이나 음식물을 통한 감염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ASF 전염 매개체가 멧돼지하고 잔반을 통해서 하는데 ASF 바이러스 특징이 오래 생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ASF 발생 농장 3㎞ 안에 다른 양돈 농가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추가 확산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태다. 조 위원은 “(ASF를) 앓고 있는 돼지와 모기가 접촉했으면 (다른 돼지도) 그렇게 될 수가 있다”고 말했다. 감염 돼지의 피를 빤 모기가 멀리 떨어진 농장의 돼지를 직접 물 수 있고, 산에 돌아다니는 멧돼지를 물어 감염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ASF에 축산업계와 방역당국이 잔뜩 긴장하는 이유는 치사율이 매우 높고, 감염을 막거나 치료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선우선영 건국대 수의학과 겸임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돼지가 감염되면 치사율이 80%에서 높게는 100%까지 나온다”면서 “현재 백신과 치료제가 없다”고 말했다.

선우 교수는 “공기 전염은 아니고 바이러스가 돼지하고 접촉이 돼야 감염이 일어난다. 농장에서 방역을 철저히 하고 외부와 차단을 잘 하면 전파에 시간이 걸리는 질병”이라면서 초동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선우 교수는 초기 방역에 실패할 경우 “베트남에서는 폐사한 돼지가 400만두 이상 보고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ASF가 돼지에게는 치명적이지만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어서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선우 교수는 “사람한테는 가지 않기 때문에 막연하게 두려움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돼지고기) 소비가 감소하게 되면 양돈 농가가 이중으로 고통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ASF는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시작해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필리핀 등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 중이다. 농식품부는 확산을 막기 위해 19일 오전 6시30분까지 가축과 시설 출입차량, 축산 종사자에 대한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리고 방역을 하는 동시에 감염 경로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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