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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발병 확인,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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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발병 확인,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무엇?

입력
2019.09.17 08:52
수정
2019.09.1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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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성형 감염 시 100% 폐사, 정부 제1종 법정전염병으로 지정ㆍ관리 

 

아프리카돼지열병 원인체.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아프리카돼지열병 원인체.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17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진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출혈성 돼지 전염병이다. 바이러스가 확인되면 병에 걸리는 확률이 높고 급성형에 감염되면 치사율이 100%에 이르기 때문에 양돈 산업에 엄청난 피해를 주는 질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질병을 가축전염병예방법상 제1종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면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발생 사실을 즉시 보고해야 하며 돼지와 관련된 국제교역도 즉시 중단된다.

정부는 유입 경로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금까지 발병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역학조사한 결과, 감염원(병에 걸린 돼지나 멧돼지)의 이동이나 잔반 급여 등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람이나 다른 동물은 감염되지 않고 돼지과에 속하는 동물에만 감염된다. 사육돼지와 야생멧돼지가 자연숙주다. 아프리카 지역의 야생돼지인 혹멧돼지, 숲돼지 등은 감염이 돼도 임상증상이 없어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보균숙주 역할을 하고 있다. 돼지 외 유일하게 ‘물렁 진드기’가 이 바이러스를 보균하고 있다가 돼지나 야생멧돼지를 물어서 질병을 전파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병원성에 따라 보통 고병원성, 중병원성 및 저병원성으로 분류된다. 고병원성은 보통 심급성(감염 1~4일 후 돼지가 죽음) 및 급성형(감염 3~8일 후 돼지가 죽음) 질병을, 중병원성 균주는 급성(감염 11~15일 후 돼지가 죽음) 및 아급성(감염 20일 후 돼지가 죽음)형 질병을 일으킨다. 저병원성은 풍토병화 된 지역에서만 보고됐으며, 만성형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률(감염된 동물의 비율)은 감염된 바이러스와 노출 경로에 따라 달라지며 자연 감염 시 잠복기는 4일에서 19일까지 다양하다. 폐사율은 고병원성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 거의 100% 폐사되는 것이 특징이다. 저병원성의 경우 폐사율이 20% 이하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1920년대 케냐에서 최초 보고된 이후 주로 사하라 남부 지역에서 풍토병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유럽ㆍ남아메리카 등으로 유입했지만 대부분 근절됐었다. 다시 스페인, 포르투갈에서 1960년대에 발병했는데, 두 나라는 이 질병을 완전히 근절하는데 30년 이상이 걸렸다. 이탈리아에서도 1978년 발병한 이후 아직까지 풍토병으로 남아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2007년 조지아공화국의 한 항구에 들어온 선박에서 유래한 잔반을 인근 돼지에 먹이면서 동유럽과 러시아까지 유입됐다. 그 결과 헝가리, 루마니아 등 동유럽 다수 국가와 러시아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아시아 최초로 발생한 이후 올해 들어서도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 확산됐고, 지난 5월에는 북한에서도 확진 판정돼 주변국 중 우리나라만 청정국을 유지하다 이번에 처음으로 유입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세계적으로 사용 가능한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 정부는 국내발병이 확인됨에 따라 심각단계로 격상하고 이동제한(스탠드스틸) 및 통제초소ㆍ소독장소 설치 등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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