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실무 협상 일정 확정하지 않은 채 담화로 ‘여론전’ 
 실무 협상 재개 앞두고 북미 줄다리기 양상 
지난 6월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를 나누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연합뉴스

미국 국무부는 16일(현지시간) 북미 실무 협상에서 체제 보장과 제재 해제가 논의돼야 비핵화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북한 담화에 대해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관련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일단 실무 협상에 들어가 논의를 하자는 입장인데 반해 북한은 미국 측에 확실한 대안을 요구하고 있어 실무 협상 재개를 앞두고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날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의 담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한국일보 질의에 이 같이 밝히며 “우리는 9월 하순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발표할 어떠한 만남도 없다"고 말했다. 아직 북한과의 실무 협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실무 협상 일정에 대해 아직 확답을 주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대신 공개 담화를 통해 미국에 대한 요구 메시지를 발신하며 사전 여론전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앞서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국장은 담화를 통해 "우리의 제도 안전을 불안하게 하고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 없이 제거될 때에라야 비핵화 논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까운 몇 주일 내에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실무협상이 조미(북미) 사이의 좋은 만남으로 되기를 기대한다"며 "미국이 어떤 대안을 가지고 협상에 나오는가에 따라 앞으로 조미가 더 가까워질 수도 있고 반대로 서로에 대한 적의만 키우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제도 안전’은 체제 보장 조치,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은 제재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돼, 실무 협상에 앞서 미국 측에 확실한 체제 보장과 제재 완화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무성 국장은 아울러 ‘몇주일 내’라는 표현을 사용해, 북미간 실랑이가 길어지면 실무 협상 재개 시기가 당초 예고됐던 9월 하순을 지나 10월 달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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