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순위 경쟁이 막 내린 2019시즌 프로야구의 남은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대기록 도전자들의 막바지 행보다. 전설의 이름을 소환하고 있는 주인공들은 양의지(32ㆍNC), 이정후(21ㆍ키움), 조쉬 린드블럼(32ㆍ두산)이다.
양의지는 35년 만의 포수 타격왕에 성큼 다가섰다. 16일 현재 타율 0.356으로 2위 호세 페르난데스(0.341ㆍ두산)에 1푼 이상 앞선 1위를 질주 중이다. 연휴 시작 전만 해도 양의지가 0.354, 페르난데스가 0.349로 단 5리 차까지 좁혀졌다가 다시 벌어졌다. 잔여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아 양의지는 ‘관리’만 해도 되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오른 셈이다. 포수가 타격왕을 차지한 건 1984년 삼성 이만수(0.340)뿐이다.
양의지는 또 지난해 자신이 기록한 한 시즌 포수 최고 타율(0.358)에도 근접해 있다.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NC의 ‘안방마님’으로 젊은 투수들을 이끄는 등 공수에서 자유계약선수(FA) 이적 첫 해 맹활약하며 120억원이 아깝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의 방망이도 뜨겁다.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안타 1개를 추가한 이정후는 올 시즌 135경기에서 187개의 안타로 최다안타 1위를 달리고 있다. 과연 아버지 이종범(LG 코치)의 기록(1994년 196개)을 넘을 것인지, 나아가 팀 선배 서건창의 KBO리그 최고 기록(2014년 201안타)을 갈아치울지 관심이 쏠린다. 고졸 3년차로 압도적인 행보다. 그러나 이 부문 2위 페르난데스(179개)는 11경기나 더 남겨 놓아 5경기만 남은 이정후와 끝까지 경합할 것으로 보인다.
일찌감치 시즌 20승에 도달한 린드블럼은 이날 키움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7.1이닝 6실점으로 부진하며 지난 11일 NC전 패배에 이어 시즌 첫 연패를 당했다. 이제 2, 3차례 등판만 남겨 놓아 모두 이겨야 2016년 더스틴 니퍼트, 2007년 다니엘 리오스(이상 두산)가 기록한 외국인 한 시즌 최다승(22승)을 넘볼 수 있다.
이날 2위 키움은 3위 두산과 시즌 최종 맞대결에서 6-3으로 승리해 승차를 1.5경기로 벌리고 플레이오프 직행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박병호는 시즌 33호포로 홈런왕을 예약했다. 4위 LG는 수원에서 KT를 4-2로 꺾고 최소 5위 자리를 확보했다. 2016년 이후 3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