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71달러까지 치솟아… 정부, 석유수급 긴급 점검회의 
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 산유량의 5%를 담당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생산시설 2곳이 드론(무인기) 공격으로 가동 중단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유가 상승은 불가피해졌고, 정제마진 회복세에 한숨 돌렸던 정유업계는 또 다시 직격탄을 맞게 됐다. 정부는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석유수급과 유가 동향을 점검했다.

16일 싱가포르거래소에서 거래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개장 직후 전날보다 19% 급등, 배럴당 71.95달러까지 치솟았다. 1988년 선물 거래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이 상승한 수치(달러화 기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15% 상승한 배럴당 63.02달러로 거래를 시작해 서킷브레이커(매매정지)가 발동됐다. 이후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방출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제유가는 다소 안정됐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운영하는 아브카이크 탈황ㆍ정제 시설과 쿠라이스 유전이 폭탄을 탑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드론의 공격을 받았고, 하루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됐다. 사우디의 하루 생산량(980만배럴)의 절반이자 전 세계 공급량의 5%에 달하는 규모다.

전문가들의 향후 유가 전망은 엇갈린다. 오닉스 원자재의 최고경영자(CEO) 그레그 뉴먼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일시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5~10달러 상승할 요인이 생겼지만 장기적으로 상승할 거라 보긴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사우디가 전 세계에 수백만 배럴의 원유를 비축해두고 있는데다, 미국 등 다른 산유국이 SPR을 방출할 경우 부족한 산유량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에서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 주재로 ‘석유수급 및 유가동향 점검 회의’를 긴급 개최한 정부도 “사우디산 원유는 물량이 확보된 장기계약 상태로 도입하고 있어 수급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전체 원유수입량의 28.5%에 달하는 3억1,922만배럴(2017년 기준)을 사우디에서 들여오고 있다.

다만 국내 유가는 당분간 상승할 전망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국내 석유제품 가격으로 이어지기까지 통상 2~3주 시차가 있기 때문에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10월 초부터 휘발유, 경유 등의 가격이 오를 수 있다”며 “국제유가 급등은 정유업계에도 악재”라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 가격과 수송ㆍ운영비 등 비용을 뺀 정제마진이 클수록 이익을 낼 수 있다. 그런데 유가가 크게 오르면 석유제품 소비가 위축되는 반면, 원료 가격 상승분만큼 석유제품 가격은 오르지 않아 정제마진이 악화된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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