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술을 위해 구치소 밖으로 나왔다. 2017년 3월31일 구속 수감된 이후 900일만의 바깥 생활이다. 푸른 환자복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안경을 쓴 박 전 대통령은 휠체어를 탄 채 호송차에서 내리자마자 병원으로 곧바로 들어갔다. 병원 주변은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16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왼쪽 어깨 근육과 힘줄 손상이 심각하다는 진단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어깨 수술을 위해 서울 반포동 서울성모병원으로 이동, 입원했다. 17일 수술 이후 회복 때까지 한 달에서 석 달 정도 병원에 머무를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은 그 동안 허리디스크 등 지병 치료를 위해 외부진료를 받거나, 한의사의 방문 치료를 받았다. 그러다 최근 어깨가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그간 구치소 소속 의료진의 진료, 외부 의사의 초빙진료, 외부병원 후송 진료 등을 진행해왔지만 어깨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최근 서울 소재 외부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했다”고 말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8월초 두 차례 형집행정지 신청을 했으나 불허된 바 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이 수술을 위해 서울성모병원에 간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지자들 150여명이 병원 주변에 모여들었다. ‘박근혜 지킴이’라 적힌 티셔츠 등을 입은 이들은 ‘쾌차를 소원합니다’ 같은 글이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며 “박근혜 대통령” 등 구호를 외치거나 태극기와 성조기를 열렬히 흔들었다.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 경찰은 8개 중대 500여명의 병력을 배치했으나 박 전 대통령을 따라 병원에 들어가려 한 일부 지지자들과 실랑이를 벌인 것 이외에 큰 불상사는 없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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