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유전시설 테러 공격으로 국제 유가가 출렁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19% 이상 오른 71.95달러까지 거래됐다. 런던 및 뉴욕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및 브렌트유 가격 역시 10~12% 급등했다. 지난 14일 발생한 사우디 국영 석유사 아람코의 유전시설 2곳에 대한 드론 공격에 따른 즉각적인 공급 차질 원유량은 아람코가 감산에 들어간 하루 570만 배럴, 세계 하루 원유 수요량 1억 배럴의 6% 정도다.
최근 3개월 유가는 브렌트유의 경우 지난 7월 10일 배럴당 67.01달러에서 8월 7일 56.23달러로 15~20% 정도의 변동폭을 나타냈다. 따라서 테러 공격 후 나타난 가격 상승세를 위기로 볼 정도는 아니다. 미국의 전략 비축유 방출 방침 등 즉각적인 공급 대책이 불안을 누그러뜨린 모습이다. 하지만 중동 정세 불안, 11월께 상장을 앞두고 고유가 상황을 바라는 아람코의 이해, 5년 평균 최저치인 글로벌 원유 재고량 등을 감안할 때 유가 불안이 더 증폭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가뜩이나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무역전쟁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기 후퇴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위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독일 등의 지표 악화로 유럽이 금리인하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우리나라는 일본 경제보복 여파까지 겹쳐 수출과 투자, 소비 등 거시경제 전반이 살얼음판 위를 걷는 상황이다. 일각의 우려대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가면 하반기 경기 반전의 기대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한 해 원유 수입량 약 11억1,400만배럴 중 30%를 사우디에서 조달하고 있다. 따라서 현지산 유가 불안의 영향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국내 유가는 유류세 인하 종료에 따라 지난달 말 L당 1,400원대 후반이었던 게 최근 1,525원까지 상승한 상태여서 추가 상승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상황 전개에 따라 원유 수입선 다변화, 국내 유가 상승 부담 완화책 등 유가 대책 전반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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