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간 사실상 순위 경쟁이 막 내린 2019시즌 프로야구의 남은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기록의 사나이’들의 막판 스퍼트다. 전설의 이름을 소환하고 있는 주인공들은 양의지(32ㆍNC), 이정후(21ㆍ키움), 조쉬 린드블럼(32ㆍ두산)이다.
양의지는 35년 만의 포수 타격왕에 성큼 다가섰다. 15일 현재 타율 0.356으로 2위 호세 페르난데스(0.342ㆍ두산)에 1푼 이상 앞선 1위를 질주 중이다. 연휴 시작 전만 해도 양의지가 0.354, 페르난데스가 0.349로 단 5리 차까지 좁혀졌다가 다시 벌어졌다. 잔여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아 양의지는 ‘관리’만 해도 되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오른 셈이다. 포수가 타격왕을 차지한 건 1984년 삼성 이만수(0.340)뿐이다.
양의지는 또 지난해 자신이 기록한 한 시즌 포수 최고 타율(0.358)에도 근접해 있다.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NC의 ‘안방마님’으로 젊은 투수들을 이끄는 등 공수에서 자유계약선수(FA) 이적 첫 해 맹활약하며 120억원이 아깝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시즌 ‘바람의 손자’ 이정후의 방망이도 뜨겁다. 134경기에서 186개의 안타로 최다안타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정후는 과연 아버지 이종범(LG 코치)의 기록(1994년 196개)을 넘을 것인지, 나아가 팀 선배 서건창의 KBO리그 최고 기록(2014년 201안타)을 갈아치울지 관심이 쏠린다. 올 시즌 경기당 약 1.4개의 안타를 생산한 이정후의 페이스를 감안하면 이종범과 비슷한 기록으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높다. 128경기 체제였던 이종범, 서건창보다 순도 면에서는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고졸 3년차의 행보로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타이틀 획득 여부가 더 관건이다. 이 부문 2위도 페르난데스(178개)인데 키움은 단 6경기만 남겨 놓은 반면 두산은 그 두 배인 12경기를 더 치러야 해 둘은 끝까지 경합할 것으로 보인다.
일찌감치 시즌 20승에 도달한 린드블럼의 시즌 최종 성적도 궁금하다. 린드블럼은 연휴 직전인 지난 11일 NC와 경기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승수 쌓기에 제동이 걸리며 시즌 2패째를 당했다. 이제 남은 등판에서 거의 모두 이겨야 2016년 더스틴 니퍼트, 2007년 다니엘 리오스(이상 두산)가 기록한 외국인 한 시즌 최다승(22승) 경신을 바라볼 수 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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