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시옥 판(앞줄 왼쪽 두 번째)씨 등 '독립운동 망명객' 장윤원 선생의 후손들과 김창범(앞줄 왼쪽 세 번째) 대사 등 한인 관계자들이 15일 오찬을 마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채인숙 작가 제공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 역사의 시작인 ‘독립운동 망명객’ 장윤원(1883~1947) 선생의 후손들이 한인 사회 관계자들을 만났다. 화교 사회에 편입된 이들은 그간 만남을 꺼려했다.

김창범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 대사는 15일 관저에 장윤원 선생의 둘째 아들 순일(1927~1995)씨 가족 6명을 초청했다.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 집필을 맡은 배동선 채인숙 작가 등도 함께했다. 내년 출간 예정인 100년사가 장윤원을 뿌리로 삼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자료 요청 등 협조를 구하는 자리였다.

장윤원 선생은 일하던 은행에서 돈을 빼돌려 독립운동 자금으로 보내다 일제에 발각돼 1920년 인도네시아로 망명했으나 1942년 인도네시아를 점령한 일제에 의해 고문과 투옥을 당했고, 결국 고국에 돌아가지 못했다. 차남 순일은 아트마자야가톨릭대를 공동 설립했다(본보 8월 22일자 10면 참조).

코 시옥 판씨가 15일 한국 대사관에 선물한 그림 뒤에 붙은 장순일, 코 시옥 판 부부의 사진. 배동선 작가 제공

김 대사는 “장윤원 선생은 인도네시아 한인 역사의 시발점”이라며 “선생과 아들 순일씨가 남긴 사진이나 메모, 자료 등은 한인 100년사를 쓰기 위한 중요한 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순일씨의 아들 인드라씨는 “직계 후손들도 잘 모르는 선대의 역사를 한인 사회가 찾아줘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실제 순일씨 가족은 우리 측 관계자들이 들려주는 장윤원 선생의 업적에 귀를 기울였다.

장윤원 선생의 며느리이자 순일의 아내인 코 시옥 판씨는 직접 그린 그림을 대사관에 선물했다. 한인니문화연구원은 장윤원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문화 탐방을 이달 21일 진행한다. 배동선 작가는 “장윤원 선생의 자카르타 첫 주소지 등 몇 가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고, 인도네시아 한인 역사의 뿌리를 명확히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고 말했다.

'독립운동 망명객' 장윤원 선생의 며느리이자 순일의 아내인 코 시옥 판씨가 직접 그린 그림을 15일 김창범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 대사에게 선물하고 있다. 배동선 작가 제공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