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테니스 대표팀이 중국을 제압하고 테니스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 월드그룹 예선에 진출했다. ‘에이스’ 권순우(22ㆍCJ후원ㆍ당진시청ㆍ81위)가 홀로 2승을 책임진 가운데, 생애 첫 대회 단식 승리를 따낸 남지성(26ㆍ세종시청ㆍ301위ㆍ복식133위)의 활약도 돋보였다.
정희성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4, 15일 양일간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 올림픽 스포츠센터 테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국제테니스연맹(ITF) 데이비스컵 아시아ㆍ오세아니아 지역 1그룹 예선 중국과의 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두고 월드그룹 예선에 진출했다. 대회 첫날 권순우와 남지성이 단식 2승을 쓸어 담았던 대표팀은 15일 열린 복식에서 남지성-송민규(29ㆍKDB산업은행ㆍ복식152위)조가 장제(29ㆍ복식94위)-공마오신(32ㆍ복식95위)조에 0-2(6-7<6-8> 6-7<5-7>)로 아쉽게 패하며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어진 3단식에서 권순우가 1시간29분 만에 바이얀(30ㆍ222위)을 2-0(6-3 6-4)으로 제압하고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중국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5승2패의 우위를 이어나갔다.
내년 2월 열리는 월드그룹 예선에서 한국이 다시 한번 승리를 거두면 12년 만에 월드그룹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119년 역사의 데이비스컵에서 한국이 월드그룹 본선에 진출한 건 단 3번(1981년, 1987년, 2008년)뿐이다. 가장 최근이었던 2008년에는 이형택(43)과 임규태(38ㆍ은퇴)가 3승을 합작, 슬로바키아를 제압하고 20년 만에 월드그룹 본선에 오른 바 있다.
데이비스컵 중국전 승리는 정현(23ㆍ한국체대ㆍ143위)과 이덕희(21ㆍ서울시청ㆍ215위) 등 주요 선수 없이 이룬 성과라 더 값지다. 국내 선수 중 세계랭킹 2, 3위인 정현과 이덕희가 참가하지 못해 대회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월드그룹 진출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본선 첫 승에 이어 개인 최고 세계랭킹(81위)을 경신한 권순우가 홀로 2승을 책임졌다. 복식으로만 출전 예정이었던 남지성도 단식 주자로 ‘깜짝’ 발탁돼 승리를 거두는 등 ‘히든 카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날 권순우는 리제(33ㆍ201위)의 대체 선수로 나온 바이얀을 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압도적인 실력을 뽐냈다. 전날 장지젠(23ㆍ227위)을 상대로 고전했던 것과 달리 코트에 완벽히 적응한 듯 언포스드 에러가 급격히 줄었고, 특유의 경기 운영 능력으로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권순우는 1세트 초반 회심의 드롭샷이 실패하며 바이얀에게 먼저 브레이크를 허용했지만 좌우 구석을 찌르는 스트로크 플레이로 바로 브레이크에 성공, 게임스코어 2-2 균형을 맞췄다. 이어진 서브게임을 지킨 권순우는 다시 한번 브레이크 포인트를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권순우는 포핸드 슬라이스로 세트포인트를 따내며 6-3으로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에서도 권순우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첫 게임부터 브레이크에 성공한 권순우는 안정적인 플레이로 남은 서브게임을 모두 지키며 6-4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구이양=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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