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전쟁 중 장수 바꿔선 안돼…내부 총질”
홍준표 “실패한 장수는 참하기도…예의 지켜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으로 인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책임론과 향후 거취를 두고 보수 야권이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연일 나 원내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는 홍준표 전 대표와 이를 ‘내부 총질’이라고 꼬집은 민경욱 의원의 설전이 점입가경이다.
시작은 홍 전 대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이었다. 12일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참 하기 힘든 말을 오늘은 하지 않을 수 없어서 부득이하게 한다. 정치 책임은 결과책임이다”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나 원내대표의 실책들을 일일이 열거했다. 그는 이어 “그러고도 아직도 미련이 남아 황(교안) 대표가 낙마하기 기다리며 직무대행이나 해 보려고 그 자리에 연연 하느냐”며 “아무런 실효성 없는 국정조사, 특검까지 거론하면서 자리보전하기에 급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더 이상 참고 볼 수가 없어 충고한다. 이제 그만 그간의 과오를 인정하고 내려오는 것이 책임정치를 실현하고 야당을 살리는 길이다. 더 이상 버티면 추해진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같은 당 민경욱 의원이 다음날인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분열을 꾀하는 자는 적이다. 내부 총질도 금물”이라고 받아 쳤다. 민 의원은 “전쟁 중에 장수를 바꿔서는 안 된다. 책임은 좀 더 있다가 물어도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홍 전 대표는 14일 페이스북에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면 안 된다? 전투에 실패한 장수는 전쟁 중에 참(斬)하기도 한다”며 “그걸 계파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잘못된 거다. 참 딱한 사람들”이라고 반박했다.
홍 전 대표는 이어 올린 글에서 민 의원을 겨냥한 직접적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나는 당을 위한 논쟁이라면 격을 따지지 않는다”라며 “비록 그가 친박 핵심ㆍ초선이라도 그 논쟁을 받아 준다. 대신 예의는 지켜라”라고 썼다. 홍 전 대표는 또 “내부 충고를 적이라고 하는 것은 오버해도 한참 오버한 것”이라면서 “오버액션 때문에 당 대변인도 물러난 거라는 것을 아직도 깨닫지 못했나”고 민 의원을 비판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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