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정경호가 영혼 계약의 끝에서 악마에게 대항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이하 ‘악마가(歌)’) 14회에서는 하립(정경호)이 김이경(이설)의 영혼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를 이어갔다.
이날 방송에서는 영혼을 잃은 김이경이 흑화하며 폭주를 이어갔다. 그녀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인간들을 거침없이 응징했고, 파괴적으로 변해갔다.
그녀의 영혼을 되찾을 뾰족한 수가 없었던 하립은 공수래(김원해)를 찾아갔고, 그에게서 악마 류와 신의 내기에 대해 들었다.
타락 천사 류는 “인간은 지극히 이기적인 이유로 자신의 영혼을 팔아넘길 수 있는 악한 존재”라며 신에게 내기를 제안했고, 신은 인간의 선한 의지를 믿고 인간과의 영혼 매매를 허락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악마가 요구했던 ‘1등급 영혼’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공수래는 하립에게 “세상 만물의 일이 신의 뜻대로만 이루어진다면 너무 허무한 게 아니겠나. ‘인간의 의지’라는 게 쓰임새가 있지 않을까”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하지만 하립은 대항할 수 없는 이들에게 맞설 무기가 오직 ‘인간의 의지’ 뿐이라는 사실에 더욱더 막막해졌다.
하립은 김이경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꿈과 희망, 자기 자신을 버리지 않았던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라고 했지만, 김이경은 “더 이상 제 인생에 끼어들지 말라”며 차갑게 돌아섰다.
김이경이 자신의 인생마저 파괴하기 전에 그녀의 영혼을 돌려놓아야 하는 하립에겐 또 다른 제약이 생겼다. 신이 류와의 내기를 끝내기 위해 하립에게 영혼 계약 만료 통지서를 보내온 것이다. 하립은 열흘 안에 모든 것을 결판내야 했다.
하립은 다시 악마를 찾아갔다. 그는 “내 영혼 지금 가져가고 다 돌려놔. 돌려놓지 못할 거면 차라리 날 죽여”라며 검을 들고 악마에게 맞섰다. 그러나 하립이 상대하기에 악마는 너무나 강한 존재였다.
“그렇게 죽음이 그리운가. 그대는 그럴 수 없다. 우리의 계약은 영원하고, 영혼을 잃은 너는 죽고 싶어도 살아야 하니까”라는 악마의 한 마디는 영혼 계약의 끝이 죽음보다 더한 형벌이란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하립은 영혼 없이 영원히 살 수 없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악마의 집을 드리운 영혼 나무를 베어버렸다. 그 순간, 악마가 회수했던 영혼들이 공중으로 흩어졌다.
영혼의 끝에 도달한 하립과 절망한 모태강, 날아가 버린 영혼들의 모습은 끝을 알 수 없는 ‘악마가’의 마지막 이야기에 궁금증을 증폭했다.
김이경을 만나 영혼의 구원을 얻었던 하립은 이제 그녀와 자신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 손쉽게 원하는 소원을 이룰 수 있었던 악마와의 영혼 계약은 사실 전부를 잃는 길이었다.
영혼 없는 삶엔 아무것도 남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뒤늦게 깨달은 하립은 삶에서 가장 빛나는 가치를 지켜내고자 온몸을 던졌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하립의 운명에 귀추가 주목된다.
‘악마가’는 하립의 처절한 영혼 사수기를 통해 욕망만 남은 인간의 추악함과 희생할 줄 아는 인간의 모습을 동시에 그리며 삶에 있어 소중한 가치에 관해 논하고 있다.
“더러운 욕망에 이끌려 나의 이름을 애타게 부른 건 너희들”이라는 악마의 말과 자신을 희생해 다른 이들을 구원하고자 했던 김이경의 모습은 어떤 선택이든 결국 인간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과연 하립의 의지는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흩어져버린 영혼들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tvN 수목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는 오는 18, 19일 오후 9시 30분 대망의 최종회를 방송한다.
김한나 기자 gkssk124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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