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00명에 무상지원, 고독사 방지… 치매노인 배회감지기로 실종 방지
SK하이닉스와 푸르메재단이 지난 8월 장애 청년들을 위한 스마트팜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동섭 SK하이닉스 대외협력총괄 사장, 건립 부지를 기부한 장춘순 이상훈 부부, 강지원 푸르메재단 이사장. SK하이닉스 제공

경기도 이천에 홀로 사는 여든살 김모 할아버지는 최근 말벗이 생겼다. 바로 날씨나 생활정보 등을 대화로 알려주는 인공지능(AI) 스피커다. 최근 다리 수술을 해 거동이 불편한 김 할아버지는 AI 스피커를 통해 전등도 말로 쉽게 켜고 끈다. AI 스피커가 사물인터넷(IoT)으로 집안 기기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김 할아버지는 “기계지만 나와 대화를 해주고, 나를 위해 일해준다는 느낌을 받아 심적으로 쓸쓸하지 않고, 안정적인 마음이 생긴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혼자 사는 노인들을 돕기 위해 무상으로 AI 스피커를 지원하는 ‘실버 프랜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AI 스피커를 지원받은 노인들은 기기와 대화를 하고 좋아하는 옛 노래도 손쉽게 다시 들을 수 있어 외로움이 크게 줄어든다. 또 음성으로 TV와 조명을 제어할 수 있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생활도 많이 개선된다.

이 사업은 혼자 사는 노인들의 위험 상황을 방지하는 역할에도 기여한다. 홀몸 노인들을 돌보는 생활관리사들이 AI 스피커의 사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해, 장시간 기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이를 위급 상황으로 인지하고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관계자는 “홀몸 노인들의 집을 일일이 방문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는데, AI 스피커를 통해 위급대응을 할 수 있어 노인들의 건강 상황을 살피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실버 프렌드 사업을 확대해 전국 홀몸 노인 2,000가구에 AI 스피커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와 손잡고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여 최신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이 실버 프렌드 서비스를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우리나라 전체 노인 5명 중 1명인 약 140만명 정도가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혼자 사는 노인”이라며 “최신 기술을 활용한 실버 프렌드 사업이 고독사 방지는 물론, 홀몸 노인들의 삶의 질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에서 기억의 영역을 담당하는 메모리반도체 회사라는 업의 특성을 반영해, 치매 등으로 기억장애를 앓고 있는 취약계층의 어르신 1만1,000여명에게 GPS(글로벌 위치정보 시스템) 기반의 최신 웨어러블 배회감지기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기억장애 수호천사(행복GPS)’ 사업도 적극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발달장애인에게도 2,000여대의 웨어러블 감지기를 지급하는 등 사업 범위도 점차 넓히고 있다.

배회감지기는 실종된 치매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는 데 실제로 큰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SK하이닉스가 2017년 이 사업을 시작한 이후 배회감지기를 활용해 총 50여명의 실종 치매 환자를 찾았고, 평균 발견 소요시간도 12시간에서 1시간으로 크게 단축됐다. 2017년 9월에는 충남 보령에서 치매 노인 조 모씨의 실종신고 접수 후 감지기를 통해 위치를 추적해 10분여 만에 조 씨를 발견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이렇게 치매 어르신들의 안전 및 실종 예방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9월 경찰청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8월 치매 노인 실종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 제고를 위해 공식 유튜브 채널에 ‘누구에게나 잊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 있다’라는 웹 드라마 형식의 영상 콘텐츠를 게시했다. 이 영상에서는 치매에 걸려 딸을 알아보지 못한 채 딸과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언제나 뒤에서 지켜보는 딸의 모습이 그려지며 감동을 자아냈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6백만건을 돌파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 영상으로 ‘2018 대한민국 광고대상’ 특별상을 받았다.

SK하이닉스는 장애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농장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5억원을 들여 경기 여주시 오학동 약 1만3,000㎡(4,000평) 부지에 첨단 정보기술(IT)이 접목된 유리온실과 교육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취약계층 가정에 밑반찬을 제공하는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이곳을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발달 장애인도 즐겁게 일하고 교육받을 수 있는 스마트 농장으로 만들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향후 이곳에서 일할 장애 청년들은 적성과 역량에 맞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다양한 교육도 받게 된다”며 “이는 장애 청년들의 재활과 자립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SK하이닉스는 이 밖에도 취약계층 어르신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행복교복 실버천사’, 과학인재 육성을 위한 ‘하인슈타인(SK하이닉스+아인슈타인)’, 취약계층 가정에 밑반찬을 제공하는 ‘행복플러스 영양도시락’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나눔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행복을 만들어간다는 게 SK하이닉스가 추구하는 가치”라며 “앞으로도 임직원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지역사회에서 실질적인 교육과 생활지원 활동을 펼치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가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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