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미 실무협상 재개 앞두고 경질 “다음주 후임 지명할 것”
10일 전격 경질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에서 대북 강경론을 주도해 온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0일(현지시간) 전격 경질됐다. 북한과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과 관련한 미국의 주요 외교 현안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과 사사건건 의견 대립을 빚으며 관계가 악화한 탓이다. 이미 수개월 전부터 입지 위축설이 제기돼 온 그의 ‘퇴장’으로 당장 미국의 대외 정책이 크게 달라지진 않겠지만, 백악관에서 초강경 목소리가 설 자리를 잃었다는 사실은 결국 북한 문제를 비롯한 국제 안보 이슈에 대한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처 방식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CNN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나는 지난 밤 존 볼턴에게 그가 일하는 게 백악관에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통보했다”며 “행정부 내 다른 사람들이 그랬듯, 난 그의 많은 제안에 대해 강하게 의견을 달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존에게 사직서를 요구했고, 사직서는 오늘 아침 내게 전달됐다”고 덧붙였다. “그의 봉직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긴 했으나, ‘의견 충돌’을 결별 사유로 못 박았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형적인 ‘트윗 경질’ 발표였던 셈이다.

이로써 지난해 3월 트럼프 행정부의 세 번째 국가안보보좌관에 오른 볼턴 보좌관은 취임 1년 6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WP는 “볼턴 보좌관은 이란, 베네수엘라, 북한 등 미국의 적들에 대해 군사력도 사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졌던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옵션도 시험하려 했다”며 “두 사람 간 긴장의 중심엔 이데올로기의 차이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공교롭게도 미국을 향한 북한의 ‘9월 하순 대화’ 제의로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되고 있다.

볼턴 보좌관의 후임으로는 전직 육군 대령 더글러스 맥그리거, 리키 와델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 10여명이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다음주에 새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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