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연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들 콘텐츠들은 어딘가 특별하다. ‘1999년 드림콘서트’부터 ‘거침없이 하이킥’, ‘무한도전’ 등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를 총망라하는 과거 콘텐츠들이 대거 출격을 예고한 것이다.
최근 1998년부터 2000년대 초반 방송된 SBS ‘인기가요’ 방송분을 온라인에서 실시간 스트리밍 하는 유튜브 채널인 ‘SBS K팝 클래식’이 과거의 추억에 열광하는 3040세대를 중심으로 큰 화제를 모으며 해당 시대를 풍미했던 콘텐츠들에 대한 선풍적인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정현, 김현정, 핑클, S.E.S., 신화, 샤크라, H.O.T., 조성모 등 그 시절 톱 가수들의 히트곡과 당시 유행을 엿볼 수 있는 파격적인 무대를 담은 스트리밍 콘텐츠는 지금의 유행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당초 해당 콘텐츠에 열광하는 세대들의 연령대가 비교적 높았던 탓에 네티즌들은 이를 노년층의 핫플레이스인 탑골공원에 빗대 ‘온라인 탑골공원’ ‘탑골가요’ 등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이는 비단 과거를 그리워하는 3040 세대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태어나기 전의 소위 ‘레트로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신선함을 느낀 1020 세대의 취향까지 저격했고, 현재 가장 각광받는 트렌드로 급부상하기에 이르렀다.
한 유튜브 채널에서 시작된 이른바 ‘온라인 탑골공원’ 문화는 이제 과거를 풍미했던 콘텐츠 전반으로 그 의미를 확장하고 있다. 예능 역시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레전드 콘텐츠’들이 새로운 포맷으로 재탄생하며 최근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MBC 유튜브 채널에서 제공 중인 대표 콘텐츠 ‘오분순삭’은 ‘무한도전’ ‘아빠 어디가’ ‘거침없이 하이킥’ 등 MBC의 레전드 예능의 대표 에피소드를 약 5~6분 가량의 짧은 영상으로 재편집해 선보인다. 레전드 예능에 더해진 요즘 감성의 소위 ‘병맛’ 자막은 3040세대와 1020세대를 함께 사로잡았고, 현재 610만에 달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인기 속 올 추석 연휴, ‘온라인 탑골공원’에서는 야심찬 콘텐츠들을 통해 시청자들의 시간을 ‘순삭’(순간삭제)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선 유튜브 ‘SBS K팝 클래식’ 채널에서는 추석 연휴를 맞이해 스페셜 스트리밍으로 총 15가수(그룹)의 무대를 공개하는 데 이어 1999년 ‘드림콘서트’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는 11일 오후부터 오는 16일 오후까지 ‘SBS K팝 클래식’ 채널2에서 편성, 스트리밍 되며 스페셜 무대와 1999년 ‘드림콘서트’ 무대가 총 4시간 정도로 구성돼 추석연휴 동안 반복 방송될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기간 ‘SBS K팝 클래식’ 채널1에서는 1998년 2월부터 2001년 12월까지 매월 3주차 방송이 순차적으로 스트리밍 될 예정이다.
1999년 ‘드림콘서트’ 당시 출연진은 god, S.E.S., H.O.T., 김현정, 젝스키스, S#arp, 박지윤, 지누션, 신화, 핑클, 클론 등으로 그 동안 과거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큰 사랑을 받았던 ‘온라인 탑골공원’이 또 한 번 큰 화제를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MBC는 온라인 콘텐츠를 안방극장으로 파격 편성해 더 많은 대중을 만나겠다는 계획이다. 유튜브에서 단일 콘텐츠로 공개돼 오던 ‘오분순삭’은 올 추석 연휴를 맞아 ‘추석특집 오분순삭’이라는 타이틀로 방송된다.
이번 특집 방송에서는 역대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던 콘텐츠 가운데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지붕뚫고 하이킥’, ‘무한도전’ ‘아빠 어디가’ 등 MBC 예능의 대표 에피소드들을 엮어 ‘몰아보기’ 형태로 선보인다. ‘추석특집 오분순삭’은 11, 14일 오후 8시 30분 방송 예정이다.
과거 향수 유발은 물론 ‘레트로’라는 트렌디함까지 갖춘 효자 콘텐츠로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온라인 탑골공원’이 올 추석 안방극장의 판도를 어떻게 뒤흔들지, 이목이 집중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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