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사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볼턴 보좌관은 최근 북한과 이란 정책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불협화음을 내는 등 행정부 내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어젯밤 볼턴에게 더 이상 당신의 임무 수행이 불필요하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행정부 내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는 그(볼턴)가 내놓은 많은 제안들을 매우 강하게 반대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의 봉직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다음 주 새로운 국가안보 보좌관을 지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의 경질은 지난해 3월 22일 임명된 이래 약 1년 6개월 만이다.
반면 볼턴 보좌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나는 지난밤 사임을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 이야기해보자’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볼턴 보좌관 자신이 먼저 사임을 제안했다는 것으로 사퇴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 보좌관 간 불화설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 매파로 평가되는 볼턴 보좌관은 북한과 이란 문제와 관련 강경하게 대응할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해왔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불쾌하게 여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무인정찰기를 격추시킨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이 논의됐던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보좌관을 겨냥해 "우리를 전쟁으로 몰아넣길 원하는 데 정말 역겹다"고 밝힌 것으로도 전해졌다.
미국 CNN은 6일 "볼턴 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회의장 밖에서 서로 대화조차 하지 않는다"며 볼턴을 둘러싼 미국 행정부 내 외교 참모 간 불화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