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를 실질적으로 운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5촌 조카 조모(36)씨가 자동차부품업체를 통해 조 장관 가족들이 투자한 기업을 우회상장하려고 했다는 주장이 새롭게 제기됐다. 조 장관이 인사 검증과정에서 낙마할 것을 우려해 조씨가 주변인들과 말을 맞추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가로등 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의 최태식 대표는 10일 서울 모처에서 기자들과 만나 “5촌 조카 조씨로부터 우회상장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면서 “조씨와 이모 익성 부사장을 중심으로 (우회) 상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웰스씨앤티는 조 장관 가족들이 14억원을 출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 1호’의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13억8,000만원을 투자 받은 기업이고 익성은 코링크PE가 투자한 현대차 협력업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은 최 대표는 11일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취재진에게 이런 사실을 공개했다. 익성의 이모 부사장도 사모펀드 의혹이 불거진 이후 해외로 도피했다가 최근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당초 코링크PE는 2차전지 업체 더블유에프엠(WFM)을 통해 ‘조국 가족펀드’가 유일하게 투자한 웰스씨앤티를 우회상장할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가로등 점멸기 제조업체인 웰스씨앤티가 사업 목적에 2차 전지 관련 신산업을 추가했고 영어교육업체였던 WFM도 코링크PE에 인수된 이후 2차전지로 업종을 변경한 점을 근거로 두 기업을 합병해 조 장관의 가족이 투자한 웰스씨앤티를 우회상장하려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최 대표는 “(우회상장으로) 웰스씨앤티도 익성에 2차전지 음극재를 납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서 자연스레 합병 구조로 가기로 했다”면서 “익성을 상장하면 웰스씨앤티도 상장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조씨가 조 장관의 인사청문회 직전인 지난달 25일 우회상장 작전을 숨기기 위해 최 대표 등과 말 맞추기를 한 정황도 드러났다. 최 대표는 이날 당시 필리핀에 머물던 조씨와 전화통화한 사실이 있다면서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조씨는 “이게 전부 다 이해 충돌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우려하면서 “아이에프엠(IFMㆍ익성의 자회사)에 투자가 들어갔다고 하면 배터리 육성정책도 맞물려 들어간다”고 말했다. ‘문재인 테마주’인 2차 전지(배터리) 사업에 진출한 것을 두고 ‘내부 정보를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사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조씨는 “IFM에서 연결되기 시작하면 WFM과 코링크가 다 난리가 난다”면서 “전부 다 이해 충돌 문제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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