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연합뉴스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시점을 이달 하순으로 공식화했다. 6월 30일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이후 70여일만에 미국의 대화 제의에 답을 내놓은 것이다. 미국도 즉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북미 협상이 어렵사리 가시권에 들어온 만큼 ‘하노이 노딜’의 재연이 되지 않도록 관련국 모두의 진중한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의 대미 협상 실무를 총괄하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9일 담화를 통해 “우리는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만남은 언제나 좋은 것”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실무협상 재개 입장을 굳힌 데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 등이 잇따라 체제 안전 보장 메시지를 보낸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대미 협상 시한으로 언급한 연말까지 4개월도 채 남지 않아 시한이 촉박하지만 실무협상 재개의 물꼬가 트인 만큼 북미는 밀도있는 대화를 통해 구체적인 결실을 도출함으로써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 요구대로 ‘새로운 셈법’을 제시할지, 북한이 미국의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을 정도의 비핵화 로드맵을 내놓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그간의 물밑 접촉에서 이견이 조율됐을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실무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미 대선 국면이 본격화할 내년을 맞이하게 될 경우 북미 관계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최 부상의 담화 이튿날인 어제 또 다시 단거리 발사체를 쏘아올림으로써 사전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반복적인 신형 무기 실험은 대화ㆍ협상 노력에 장애가 될 뿐만 아니라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과정에서 필수적인 남북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북한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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