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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피 게이트 후폭풍, 장관이 국립해양대기국 직원 해고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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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피 게이트 후폭풍, 장관이 국립해양대기국 직원 해고 위협

입력
2019.09.10 16:31
수정
2019.09.10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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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허리케인 도리안 경로 예측 지도를 들고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당초 흰색으로 표시된 예상 피해 지역에 앨라배마주를 포함시키기 위해 검은색 사인펜으로 동그라미를 친 흔적이 보인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허리케인 도리안 경로 예측 지도를 들고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당초 흰색으로 표시된 예상 피해 지역에 앨라배마주를 포함시키기 위해 검은색 사인펜으로 동그라미를 친 흔적이 보인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기상청(NWS)과 허리케인 도리안의 진로를 놓고 벌인 진위 논쟁의 파장이 일주일 넘게 이어진 가운데,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해양대기국(NOAA) 고위급 직원들을 해고하겠다고 협박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기상청을 거느리는 해양대기국은 상무부 산하 기관으로 로스 장관의 관할 기구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로스 장관이 그리스 출장 중이던 6일 닐 제이컵스 NOAA 국장 대행에게 전화를 걸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NOAA의 반박 입장을 철회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제이컵스 국장 대행이 이에 반발하자 로스 장관은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NOAA 정무직 공무원을 해고하겠다”고 위협했다.

앞서 1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앨라배마주가 도리안의 피해 예상 지역에 포함된다’고 밝힌 후 NOAA 앨라배마 버밍엄 지부와 언론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수차례 같은 주장을 반복하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4일에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앨라배마주가 피해 예상 지역에 들어가 있다는 내용의 지도를 공개했는데, 앨라배마주를 허리케인 영향권에 억지로 넣으려 사인펜으로 가필한 흔적이 발견됐다. 이후 이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애용하는 사인펜 브랜드 샤피(sharpie)에 빗댄 ‘샤피-게이트’로 불리고 있다.

결국 해고 위협 후 NOAA는 “당시 사용 가능한 가장 좋은 예측 장비가 내놓은 확률과 일치하지 않았다“라며 앨라배마가 도리안의 영향권에 들지 않는다는 기존 예측을 철회했다고 NYT는 전했다.

소식이 알려지자 NOAA는 정치적 압박에 굴복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루이스 우첼리니 기상청장이 9일 국립기상협회 콘퍼런스에 참석해 NOAA 앨라배마 버밍엄 지부 직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맞선 것은 “오직 공공 안전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해 청중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는 일화를 전했다. WP는 또 NOAA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권한 대행 체제로만 운영돼 온 점을 지적하며 “NOAA는 정치적 압박으로부터 과학적 발견을 지켜내야 할 의무가 있으며 기상 정보 조작은 범죄 행위”라고 논평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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