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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대 교수 “조국 딸, 인문학부 프로그램서 봉사…표창장 위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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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대 교수 “조국 딸, 인문학부 프로그램서 봉사…표창장 위조 아냐”

입력
2019.09.1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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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교양학부 인문사업 일환 설명…총장 압력도 토로 

권광선 동양대 진상조사단 단장이 9일 경북 영주시 동양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의 딸 표창장 발급 의혹 조사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그는 "일부 서류들은 검찰에 이관됐고 당시 근무했던 교직원도 퇴직한 상태여서 (조사가) 사실적, 물리적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주=연합뉴스
권광선 동양대 진상조사단 단장이 9일 경북 영주시 동양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의 딸 표창장 발급 의혹 조사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그는 "일부 서류들은 검찰에 이관됐고 당시 근무했던 교직원도 퇴직한 상태여서 (조사가) 사실적, 물리적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주=연합뉴스

9일 임명된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이 동양대에서 받은 표창장이 허위라는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주장에 현직 동양대 교수가 정면 반박에 나섰다. 이 교수는 조 장관의 딸이 영어영재센터와는 상관 없는 인문학부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표창장이 절대 위조되지 않았다고 맞섰다. 최 총장을 반박하는 구성원 색출 작업이 있었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동양대 A 교수는 1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통해 영어영재센터에는 조 장관 딸이 참여했다는 프로그램이 없고, 표창장의 양식과 일련번호가 다르므로 조 장관의 아내 정경심 교수가 딸을 위해 위조한 것이라는 최 총장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A 교수는 우선 “조 장관의 딸이 봉사활동을 한 것은 영어영재센터에서 한 것이 아니라 교양학부에서 진행한 인문학 영재 프로그램의 하나”라면서 “총장은 영어영재센터 이야기를 했는데,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영어영재센터 관계자들이 조 장관의 딸을 보지 못했다고 언론에 말한 것도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이 프로그램에는 미술, 경영학, 심리학, 통합논술과 함께 최상위권 학생을 위한 영어 에세이 쓰기도 포함됐는데 조 장관의 딸은 학생들의 영어 에세이 쓰기를 도왔다는 게 A 교수의 주장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동양대 미대 교수가 조 장관의 딸에게 표창장을 주자고 추천했는데 왜 영어와 상관 없는 미대 교수가 이런 말을 꺼냈느냐는 의혹도 미술 과목이 프로그램에 포함된 것으로 자연스럽게 풀린다.

표창장 양식과 일련번호가 처음 본 것이고 총장 직인 관리대장에도 없으니 표창장이 위조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A 교수는 “굉장히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야기”라고 공격했다. 그는 “다시 확인해보니 (직인은) 대장에 기록되지 않고 내부결재를 받은 다음 찍는 경우도 있고, 자체로 일련번호를 써서 직인만 찍어오는 경우도 꽤 많았다”면서 “당시 부총장도 모른다고 했는데 모르는 게 정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2년 대장이 소각돼서 없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그렇다면 2012년에 상 받은 것들은 다 위조라는 이야기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A 교수는 조 장관의 아내 정경심 교수가 딸의 스펙 관리를 위해 봉사활동 표창장을 주려고 했다면 직원이나 교수를 통해 ‘몇 명 결재 올려’라면 되는 것인데, 그렇게 힘들게 본인이 위조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조했다면 아무도 없는 야간에 경비실에 가서 이런저런 핑계로 총무복지팀 키를 받아서 거기 캐비닛을 열어서 직인을 몰래 찍어야 하는 것이고, 파일을 이용해도 직원들이 퇴근한 다음 잘 다루지 못하는데 직접 작성을 해서 어딘가에 컬러 프린트를 맡겨야 될 것”이라며 “이건 다 영화 같은 상상”이라고 말했다.

최 총장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A 교수는 “굉장히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고, 그 관점에서 놓고 본다면 나라를 구하는데 본인이 앞장서야 된다는 사명감이 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조 장관 관련 말 바꾸기나 주장들이 정치적 신념에서 나온 행동이라는 분석이다.

A 교수는 총장의 입장에 반하는 주장을 하는 동양대 구성원들을 색출하는 작업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총장이 25년 연속으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총장의 주장에 반하는) 학교의 공식 입장이 있다고 해도 총장에게 맞추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면서 “‘네가 (언론에) 전화했느냐’라는 총장의 전화를 사람들이 받는 것이 압력”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그런 전화를 직접 받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어 “(조 장관의 딸이 표창장을 받은) 2012년 무렵 교양학부의 인문학 사업에 대해 알고 있다고 해도 지금 (총장과) 다른 의견을 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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