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월간 재정동향 9월호’
올해 7월까지 정부의 실질적 재정상태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의 적자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를 넘어섰다. 7월 재정수지는 흑자를 기록했지만, 상반기에 크게 늘어난 정부 지출에 비해 국세가 지난해만큼 걷히지 않은 탓이다. 중앙정부 채무는 700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1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9월호’에 따르면 올해 1~7월 관리재정수지는 48조2,000억원 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 적자 규모인 15조5,000억원보다 3.1배 늘어났다. 재정적자는 올해 6월 59조5,000억원까지 불어났으나, 그나마 7월 11조3,000억원 흑자를 기록해 그 규모가 줄었다. 사회보장성 기금까지 포함해 계상하는 통합재정수지 역시 7월까지 24조3,000억원 적자로, 지난해 9조2,000억원 흑자에서 크게 악화됐다.
나라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것은 지난해보다 지출이 늘어난 반면 국세수입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해 1~7월 국세수입은 189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00억원 줄었다. 정부의 연간 세수 목표액 대비 실제로 걷힌 세금을 뜻하는 세수진도율은 7월 말 기준 64.2%로 지난해보다 0.6%포인트 감소해 세금 걷히는 속도도 소폭 더뎌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수입 감소는 지방소비세율 인상(11%→15%)에 따른 부가가치세 감소(2조7,000억원)의 영향이 컸다. 여기에 유류세 인하 정책으로 교통세가 9,000억원 감소했으며, 수입 부진으로 관세도 6,000억원 줄었다. 법인세 세입은 지난해보다 1조9,000억원 증가했지만 진도율은 3.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사이 지출은 크게 늘었다. 이 기간 총지출은 328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조5,000억원 증가했다. 경기 대응을 위해 정부가 재정 조기집행에 나서면서 상반기에 예산집행이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7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692조2,000억원으로 한달 사이 5조4,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중앙정부 채무는 올해 1월까지만 해도 660조6,000억원이었지만, 조만간 7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확실시된다. 다만 기재부 관계자는 “국고채 발행은 매달 이뤄지는데 비해 상환은 3, 6, 8, 12월에 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상환이 없는 달에는 국가채무가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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