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동조합이 임금협상에서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총파업에 들어갔다. 2002년 이후 17년 만에 내려진 총파업 결정으로 한국GM은 약 1만대 규모의 생산차질을 입게 될 전망이다.
9일 한국GM 노사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부터 11일까지 3일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한국GM 소속 조합원 8,000명, 연구개발(R&D) 별도 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소속 조합원 2,000명 등 총 1만여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노조 상무집행위원과 대의원 등 100여명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인천 부평공장의 서문을 제외한 정문과 남문 등 다른 출입구를 막아 조합원들 출입을 전면 금지했다. 조합원 출입 통제는 총파업 기간 동안 계속 진행된다. 지난달 23일부터 진행한 잔업과 특근 거부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주말(7~8일)에 이어 추석 연휴 기간인 12일과 14~15일에도 집행부 간부가 각 출입구를 통제하겠다는 게 노조 방침이다.
노조 측는 “사측이 이번 임협에 대한 (납득할 만한)제시안을 내놓지 않아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기본급 5.65%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250% 규모 성과급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요구안을 사측에 앞서 제시했다. 또 인천 부평2공장의 지속가능한 발전 전망 계획, 부평 엔진공장 중장기 사업계획, 창원공장 엔진생산 등에 대한 확약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 제시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GM은 지난해 GM 본사와 KDB산업은행으로부터 4조7,000억원 규모의 긴급자금을 수혈 받으면서 경영정상화를 약속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8,385억원) 중 6,000억원 이상이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었고, 실제 손실은 2,000억원 가량이었다. 이번 임협에서 노조가 기본급, 성과급 등에서 양보한다는 전제 아해 2,000억원 보전을 통한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가능하다고 한국GM 측은 전했다.
한국GM 사측은 이번 노조 파업으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예정대로 3일간 전면파업을 실시할 경우 금액 기준 약 2,00억원, 생산 대수로는 약 1만대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방한한 줄리안 블리셋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국내 생산 물량을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엄포를 내놓기도 했다.
한국GM 관계자는 “현재 회사 상황이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GM에 대한 압박 등으로 외적인 상황도 좋지 않은데 노조 파업까지 겹친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지난해 회사가 큰 어려움을 겪은 것을 노사 모두가 알고 있는 만큼 원만한 합의를 위해 양측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석 전 ‘깜짝 타결’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때까지 극적인 타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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