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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 화물선에 갇힌 한국인 선원 4명, 美 구조작업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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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 화물선에 갇힌 한국인 선원 4명, 美 구조작업 본격화

입력
2019.09.09 18:40
수정
2019.09.10 16:2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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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좌초된 현대글로비스 車운반선, 탑승자 24명 중 20명은 구조

해안경비대 “선원들과 접촉, 상태 OK”…韓정부 “신속대응팀 파견”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운반선 골든레이호가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런즈윅항 인근 바다에서 전도돼 옆으로 기울어져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운반선 골든레이호가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런즈윅항 인근 바다에서 전도돼 옆으로 기울어져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운반선(PCC)이 8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동부 해안에서 옆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탑승자 24명 중 한국인 6명 등 20명이 먼저 구조됐고, 선체 기관실에 갇힌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던 나머지 한국인 선원들도 사고 발생 34시간 만에 생존이 확인됐다. 다만 고립 선원 4명 중 몇 명이 생존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9일 외교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대형 자동차운반선 골든레이호가 미 조지아주 브런즈윅 항구의 내항에서 외항으로 현지 도선사에 의해 운항하던 중 미 해안경비대(USCG) 접수시간 기준으로 8일 오전 2시쯤(한국시간 오후 3시) 항구로부터 12.6㎞ 거리 수심 11m 해상에서 선체가 좌현으로 80도가량 전도됐다. 사고 선박은 침몰하지 않았지만 이미 90도로 기운 상황이었다. 이 배는 2017년 건조된 7만1,178톤급 대형 선박으로 마셜제도 국적이다. 전장이 199.9m, 전폭이 35.4m이고, 차량 7,400여대를 수송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작권 한국일보] 현대글로비스 화물선미 해상 전도 위치 / 강준구 기자 / 2019-09-09(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 현대글로비스 화물선미 해상 전도 위치 / 강준구 기자 / 2019-09-09(한국일보)

사고 발생 10시간 만에 선박에 승선한 24명 중 20명은 대피하거나 구조됐다. 구조된 인원은 한국인 6명과 필리핀인 13명, 미국 도선사 1명이다. 한국인 6명 중 손가락을 다쳐 치료받은 1명 외에 별다른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탑승자 4명은 하루가 꼬박 지나도록 배에서 빠져 나오지 못해 생존 여부에 상당한 우려를 낳았다. 선체 화재와 선박 불안정 탓에 구조대가 선내 진입에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모두 한국인인 이들은 선박 기관실에서 근무하는 현대글로비스 정직원들로 1등ㆍ2등ㆍ3등ㆍ실습 기관사다. 사고 당시 배 아래쪽 기관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고립 선원들의 생존 확인은 USCG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극적으로 알려졌다. USCG는 9일 오전 11시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구조 요원들이 골든레이호 안에 있는 선원들과 접촉했다”며 “현재 구출 계획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선원들의 상태가 괜찮다(OK)”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외교부 당국자는 “USCG가 기관실에 고립된 우리 국민 4명을 구조하기 위해 이날 오전 6시 30분 구조대원을 투입했다”고 확인했다. 미 현지 한국 사고대응반의 견종호 주애틀란타 부총영사도 이날 언론에 “오전 7시쯤 헬리콥터 등 인원이 현장에 투입됐다. 화학 전문팀이 와 내부를 점검한 뒤 이르면 오전부터 내부 진입과 관련한 구체적 활동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구조 작업의 걸림돌은 계속 움직이는 선체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선체 내 연기 및 화염은 진압됐지만, 90도 기울어진 선체가 떠밀려 가지 않도록 예인선 2대가 선체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미 USCG 관계자가 기관실 내에 고립된 선원들과의 연락을 위해 선체 주위를 두드리는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세 차례에 걸쳐 선체 내부에서 두드리는 반응이 나와 생존 가능성을 높였다.

외교부는 한국시간으로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이상진 재외동포영사실장 주재로 관계 기관 대책 회의를 열고 미 현지에 8명 규모의 신속대응팀을 파견키로 했다. 외교부 과장급 인사가 이끄는 대응팀은 외교부 본부 직원 3명과 미국에 주재하는 해군 무관 등 공관 관계자 5명으로 구성됐다.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는 사고 현장에서 신속 구조를 독려하기 위해 이날 미국으로 긴급 출국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사고 당시 항구 밖으로 나가던 골든레이호와 수로 안쪽으로 들어오던 다른 선박이 근접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영준 주애틀랜타 총영사는 “현재로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구조 상황이기에 그 부분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구조 작업이 끝나면 조사될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밝혔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보상액과 대체 선박 투입 여부 등은 향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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