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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올려 달라”… 영국항공 100년 만에 첫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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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올려 달라”… 영국항공 100년 만에 첫 파업

입력
2019.09.0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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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3년 11.5% 인상안 거부… 항공편 1700편 취소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에 계류 중인 영국항공 소속 항공기들. AFP 연합뉴스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에 계류 중인 영국항공 소속 항공기들. AFP 연합뉴스

   

영국항공 조종사들이 설립 100년 만에 처음으로 임금 인상을 이유로 한 시한부 파업에 돌입했다.

9일 BBC방송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영국항공조종사노조(BALPA)는 이날부터 48시간 파업에 들어갔다. 1924년 설립 이래 최대 규모 파업이다. 전체 조종사의 90%인 4,000여명이 가입한 BALPA는 사측이 제안한 3년간 11.5%의 급여 인상 및 1% 보너스 안을 거부하고 파업을 선택했다. 이번 파업으로 약 1,700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노조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임금을 깎고 이제 경영 정상화가 된 점을 감안해 노조원들이 더 많은 급여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영국항공은 지난해 19억5,000만파운드(약 2조8,000억원)의 세전 영업이익을 냈으며, 모회사인 IAG도 전년 대비 9% 수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측은 수익 증대는 유가 변동 등 비용 절감에 따른 결과물인 만큼 노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27일에도 쟁의를 예고해 놓고 있다. 사측은 이번 파업으로 인한 손실액을 8,000만파운드, 피해 고객은 3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조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내년 1월까지 파업이 가능하다는 입장인데, 이 경우 수요가 몰리는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항공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국항공은 하루 800편 이상의 항공편을 운행하며 최대 14만5,000여명을 실어 나른다. 피해 고객들에게는 환불을 받거나 다른 날짜 항공편, 대체 항공사 항공편으로 예약할 수 있는 선택권이 생긴다. BBC는 “수주 전부터 파업이 예견돼 온 터라 고객들이 대체 항공편을 구하는 등 당장 항공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면서도 “조종사들이 임금 문제보다 회사 전략에 큰 의구심을 갖고 있는 만큼 협상 타결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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