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화지산 유적 그리드 건물지 현황도. 문화재청 제공

백제 사비도읍기(538∼660) 이궁(離宮)터로 추정되는 충남 화지산 유적에서 불에 탄 나무 구조물의 흔적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허가로 화지산 유적 발굴조사를 하고 있는 충남 부여군과 백제고도문화재단은 기와가 무너져 내린 백제시대 건물터 외곽 배수구에서 적심과 기단 시설 등을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올해 2월부터 발굴조사 중인 화지산 유적은 사적 제425호다. 지난 7월 회랑(지붕이 있는 긴 복도)형 건물지 2동을 포함한 총 3동의 건물지가 확인됐다. 이번 발굴에서는 목탄 흔적이 가장 주목할 만하다. 비교적 큰 굵기의 목재를 사용해 가로 72㎝, 세로 36㎝의 사각 틀을 만들고 내부에는 싸리나무 종류의 얇은 나무로 엮어 놓은 형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콘크리트에 철근을 쓰는 것처럼 나무로 건물을 튼튼히 했을 것”이라며 “추후 연구를 통해 나무 종류와 백제 건축기법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근에선 기와 등 유물도 출토됐다. 연꽃무늬 수막새부터 ‘百十八(백십팔)’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기와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백십팔’은 가마에서 기와를 납품할 때 수량을 세며 새긴 문구로 보인다. 이 밖에도 사비백제 후기의 소형 토기인 완, 대형 토기 조각, 등잔, 중국제 녹유자기, 연가(煙家) 조각 등이 확인됐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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