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구미공단) 입주 기업 1호인 KEC 창립 50주년 비전선포식이 열린 날에 민노총이 이 회사가 추진 중인 공장부지 구조고도화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말만 구조고도화이지 공장부지를 유통단지로 만들겠다는 것과 진배 없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 조합원 등 500여명은 9일 오후 경북 구미시 산동면 구미코 앞 광장에서 KEC의 구조고도화 사업 추진과 노조파괴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구조고도화 사업의 근본 취지는 노후 산업단지를 재개발해 첨단산업 융복합 창조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KEC는 자영업자와 근로자들의 밥그릇을 빼앗는 부동산개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종희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장은 “구조고도화 사업을 하게 되면 산업단지가 부동산 재개발을 통해 유통단지로 변질되는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라며 “KEC 회장 일가만 배 불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시각 구미코 내부에선 KEC그룹 창립 50주년 기념 행사ㆍ비전선포식이 열렸다. KEC는 미래형 오토ㆍ인더스트리 글로벌 전력 반도체 기업을 표방하는 ‘KEC비전 2025’ 전략을 발표했다.
KEC는 구미1국가산단 33만㎡ 규모의 공장 부지 중 유휴지인 16만5,000㎡를 유통ㆍ터미널ㆍ오피스시설 등 상업용도로 재개발하는 구조고도화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 동안 4차례에 걸쳐 구조고도화계획을 수립, 구미시 등에 제출했지만 지역 영세상인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사측은 내달 2일까지 새로운 계획서를 신청할 계획이다.
KEC는 1969년 설립된 한국 도시바가 모태다. 트랜지스터를 시작으로 흑백TV, 다이오드, 브라운관 튜너 등의 전자부품을 생산하다 지금은 전력용반도체 등 반도체 전문회사로 변신했다. 10년 전 구조조정에 반발한 노조의 파업으로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기도 했다. 1974년 한국전자주식회사(Korea Electronics Company)로 사명을 바꿨고, 2006년부터 영문 약자 KEC를 정식 사명으로 등록, 사용 중이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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