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4·3특별법 개정 쟁취를 위한 전국행동'이 기자회견을 열어 출범을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1년 9개월 넘게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제주4ㆍ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전부개정 법률안’ 처리를 위한 범국민 대책기구가 출범했다.

제주4ㆍ3희생자유족회 등 전국 100여개 단체로 구성된 ‘4ㆍ3특별법 개정 쟁취를 위한 전국행동’(이하 전국행동)은 9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는 지금이라도 초당적으로 협력해 4ㆍ3특별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전국행동은 이날 “4ㆍ3유족과 도민의 숙원을 담고 있는 개정안은 1년 9개월째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제대로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아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법을 만들어야 할 국회가 책임을 방기한 채 정쟁만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올해 제주법원은 4ㆍ3 생존 수형인 18명에 대한 재심에서 71년 만에 무죄 취지의 공소기각 판결을 내린 데 이어 형사보상 결정까지 내려 국가공권력의 잘못을 인정했다”며 “이제는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전국행동은 이어 “개정안 처리는 지난 2일 개회한 정기국회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고령의 생존 희생자와 1세대 유족들을 고려할 때 하루라도 빨리 개정안을 통과시켜 억울함을 풀고 피해를 회복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행동에는 현재 4ㆍ3희생자유족회, 4ㆍ3연구소, 4ㆍ3평화재단, 제주도연합청년회, 민주노총 제주본부, 한국노총 제주본부, 한국민예총,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 등 전국 100여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전국행동은 법률안 개정을 위해 오는 10월 31일까지 5만명을 목표로 청원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은 또 이달 중 국회에서 세미나와 공연, 미디어 상영회 등을 열어 대국회 대응 활동도 펼치기로 했다. 다음달 중에는 4ㆍ3특별법 연내 개정을 촉구하는 대규모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도내 5개 정당이 참여하는 공동 입장표명 자리도 마련하기로 했다.

4ㆍ3특별법 개정안은 국회 법제실 등의 검토과정을 거쳐 2017년 12월 19일 여ㆍ야 국회의원 60명의 서명을 받아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국회의원(제주시을)이 대표발의 했다. 개정안은 부당한 국가 공권력 행사의 피해자인 4ㆍ3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배상 근거를 명확히 하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던 4ㆍ3수형인에 대한 불법 군사재판의 무효화와 명예회복, 4ㆍ3트라우마 치유센터 설립, 추가 진상조사,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 등 4ㆍ3현안 해결을 뒷받침할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송승문 4ㆍ3희생자유족회장은 “4ㆍ3특별법은 제정 된지 20년이 지났기 때문에 현실에 맞게 법개정이 필요하다”며 “고령인 희생자들을 생각하면 개정안 처리는 후손들의 의무이자 산 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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