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용하는 트위터 글(트윗)은 6,400만여개 팔로우 계정을 통해 전 세계 금융시장을 실시간으로 들썩이게 한다. 이른바 ‘트럼프 베팅’의 시대를 맞아, 급기야 트럼프 트윗을 토대로 시장 변동성을 예측하는 모델까지 등장했다.
국제 투자은행(IB) JP모건은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가 미국 국채금리 변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양상을 토대로 ‘볼피피 지수(Volfefe Index)’를 제시했다. ‘볼피피’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에 실수로 남긴, 의미를 알 수 없는 ‘코브피피(Covfefe)’란 단어 앞에다 변동성(Volatility)을 붙여 만든 표현이다. JP모건은 트럼프 트윗을 분석하면 특히 영향을 크게 받는 2년 만기와 5년 만기 국채금리 변동을 대략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건이 2018년부터 현재까지 뉴욕 금융시장 장중에 트럼프가 발송한 4,000여개 트윗을 분석한 결과, ‘트윗 발송 5분 후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가 0.25%포인트 이상 움직인’ 이른바 ‘시장을 움직이는 트윗’은 총 146개였다.
이런 트윗에는 미ㆍ중 무역협상과 연관된 단어가 포함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중국(China)’ ‘수십억(billion)’ ‘상품(products)’ 같은 단어가 포함된 트윗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은 볼피피 지수 도입 배경으로, “트럼프의 트윗이 시장의 단기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인식돼,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이런 시장 흐름에 반응하는 양상이 되므로 결과적으로 단기 국채금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JP모건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당선 이후 매일 평균 10개 가까이 본인이 작성한 트윗을 올렸다. 트럼프의 트윗 대다수는 자정부터 오후 2시 사이에 게재됐으며, 오후 1시 트윗 양은 다른 오후 시간이나 저녁 시간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JP모건은 “특히 오전 3시 트윗은 오후 3시 트윗보다 더 흔했다”며 이는 밤사이 거래량이 많지 않은 미국 채권시장에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잦을 경우 증시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 3일 보고서에서, 2016년 이래 트럼프가 35개 이상 트윗을 남긴 날 주식시장 수익성은 0.09%포인트 감소했고 5개 이하 트윗을 남기면 0.05%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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