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시효 완성, 사문서 위조-행사 주체 등 관심
법조계 “고의성 입증 관건, 무죄면 檢 책임져야”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이 받았다는 표창장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동양대 총장상 표창장 위조 의혹과 관련해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지난 6일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했다. 여권 등에서 무리한 기소라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가운데 이를 둘러싸고 온라인상에서 제기되는 의문들을 짚어봤다.

◇공소시효 때문에 사문서 위조만…위조사문서 행사 적용한다면?

검찰이 정 교수에게 적용한 죄목은 형법 제231조 사문서 위조ㆍ변조죄 하나다. 정 교수가 딸의 봉사활동과 관련해 자신이 재직하는 동양대 총장 직인이 찍힌 표창장을 위조, 지난 2012년 9월 7일 딸에게 임의로 수여했다는 것이다. 이후 이 표창장의 사본은 2014년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과정에서 제출됐다.

검찰은 표창장에 적시된 날짜가 2012년 9월 7일이므로 사문서 위조죄의 공소시효(7년)가 완성되는 날짜가 조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 당일이었던 지난 7일 0시였다고 설명한다. 시기를 최대한 늦게 계산해도 공소시효가 완성되는 상황이었기에 6일 밤까지는 검찰이 기소를 마쳐야 했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통상 사문서 위조와 함께 기소되는 ‘위조 사문서 행사’ 또는 부산대 의전원에 대한 ‘업무방해’를 적용했다면 해당 기관에 표창장이 제출된 2014년을 기준으로 공소시효 7년이 산정된다는 주장도 있었다. 검찰이 넉넉한 수사 기간을 확보할 수 있었기에 피의자 소환조사도 하지 않은 채 6일 밤 무리하게 기소하지 않아도 됐다는 비판이다.

법조계에서는 사문서 위조와 위조 사문서 행사의 주체가 다를 수 있으므로 두 범죄는 별도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A변호사는 9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검찰이 기소한대로 만약 정 교수가 위조했다고 해도, 그 위조 사문서를 행사한 사람이 정 교수라 단정할 수는 없다”며 “조 장관 또는 그 딸이 행사했다면 여러 변수가 생기는데, 이는 그때 가서 따질 문제고 위조 여부에 대해서는 혐의 유무를 파악했다면 기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의 기소가 무리하지 않았다는 평가였다.

서초동의 또 다른 B변호사도 “사문서 위조 공소시효가 지났는데 만약 위조는 정 교수가 했지만 행사는 딸이 한 것으로 드러나면 정 교수는 처벌을 못하고 딸만 처벌할 수 있는 것이고, 둘이 공모를 했는지도 알 수가 없다”며 “또 딸이 위조된 것인지 몰랐다고 주장할 경우 고의가 없어 둘 다 처벌을 못하는 상황이 생기는데 검찰은 이런 여러 경우의 수를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심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 연구실. 류수현기자
◇피의자 조사 없이 기소…구성요건 고의성 입증은?

사문서 위조죄는 구성 요건인 ‘고의성’이 입증돼야 하는데 피의자 조사조차 하지 않은 채 기소를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더불어민주당은 7일 “소환조사 한 번 없이, 피의자로서 최소한의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도 없이 박탈한 것은 비인권적 수사이며 명백한 검찰권 남용”이라 논평했다. 법관 출신 정영태 변호사가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사문서 위조는 위조 사실 이외에 행사할 목적이 있어야 성립하는 목적범인데, 피의자를 조사하지 않고 행사할 목적 입증이 어떻게 가능한지 나는 알 수 없다”고 지적한 글이 확산되면서 누리꾼 사이에서도 검찰 기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고의의 구성요건이 성립되려면 검찰은 정 교수가 딸의 입시를 염두에 두고 위조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할 전망이다. 만약 정 교수가 총장에게 문서를 작성할 권한을 위임 받은 경우에는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현재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정 교수에게 권한을 위임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도 확실한 물증이 있을 경우 피의자 조사 없이 기소할 수 있고, 정 교수의 소명은 언론 등을 통해 충분히 알 수 있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피의자 조사를 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진술 및 정황 증거로 고의성을 입증하면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C변호사는 “충분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의자 조사 없이 기소한 것이라면 문제가 되지만, 죄가 된다고 인정되면 공소시효 이전에 기소하는 게 검사의 기본적인 의무”라고 말했다.

A변호사도 “검찰의 증거를 모르는 상황이지만 표창장 직인을 관리하는 사람이나 인쇄한 사람 등의 진술 증거 없이 검찰이 기소할 수는 없다”며 “목적은 내심의 의사이기 때문에 조사한다고 밝힐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구성요건에서 행사할 목적은 굉장히 넓게 인정된다. 일단 만들었다면 목적을 갖고 만든 걸로 추정되기에 오히려 목적이 없다는 것을 피고인이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검찰의 부실 입증이 재판에서 드러난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C변호사는 “피의자 조사 없이 기소하는 것이 흔히 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닌 것은 분명하고 양측의 말이 다 일리가 있지만 원칙적으로 피의자 신문이 필요했다고 본다”며 “향후 피고인이 된 정 교수에 대해 검찰이 어느 정도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는지가 이 싸움의 관건이 될 텐데 만약 무죄가 나온다면 검찰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도 “공소시효가 한 달이 남은 상황이었다면 과한 기소를 한 것이 명백하지만 (시효 완성이) 코 앞에 있었다”며 “청문회 당일 정 교수를 소환했다면 정치적 개입에 대한 비난이 일었을 테고, 기소를 하지 않아 공소시효를 넘겼다면 또 여태까지 뭘 했냐는 비판에 직면하지 않았겠나”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대검찰청 전경. 김주영기자
◇표창장 원본도 없이 사본으로 기소했다?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것은 부산대 의전원에 제출된 표창장 흑백 사본이다. 기소 후 정 교수에게 표창장 원본 제출을 요구했지만 그는 “찾을 수 없다”며 표창장을 찍은 사진을 제출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서도 온라인상에서는 ‘사본이 아닌 원본과 다른 표창장을 대조해 총장 직인 위조 여부를 파악하고 기소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A변호사는 “부산대 의전원에 사본이 하나 있다는 것은 확인된 것이고 원본을 못 찾는 상황인데 원본이냐 사본이냐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며 “사본은 원본을 복사한 것이니 원본이 있다는 것을 얼마든지 추정할 수 있고 원본을 직접 본 사람, 직인을 찍거나 붙인 사람이 관련 진술을 했다면 범죄가 성립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사문서 위조죄 인정되면…법정형과 일반적 양형은?

그렇다면 사문서 위조죄의 법정형과 일반적인 양형은 어떻게 될까. 현행법상 사문서 위조죄는 행사할 목적을 갖고 권리ㆍ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문서 또는 도화를 위조ㆍ변조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징역형만을 규정하고 있는 공문서 위조죄와 달리 사문서 위조죄는 벌금형을 선택할 수 있어 벌금형 또는 징역형이라도 집행유예 판결을 받는 경우가 다수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사문서 위조ㆍ변조죄에 대해 징역 6개월에서 2년까지를 일반적으로 보고 있다. 감형될 경우 1년 이하, 가중될 경우 3년 정도를 양형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정 교수의 경우 딸이 실제로 봉사활동을 했다는 점과 표창장 수여를 추천했다는 다른 교수의 증언이 있다는 점 등이 확인될 경우 참작될 수 있다. 또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이 의전원 합격의 결정적 사유가 아니었다는 주장도 감경 사유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재판 과정에서 표창장 위조 사실 자체가 인정되지 않아 무죄 판결이 내려질 경우 검찰은 무리한 기소였다는 비판에 직면할 전망이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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