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참모가 공개 대변 부적절” 비판 일자 하루 만에 글 삭제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해명 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정 교수가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상황에서 청와대의 수사 압력으로 비칠 여지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김 비서관은 하루 만에 해당 글을 삭제했다.
김 비서관은 7일 페이스북에 ‘저는 동양대학교 교수 정경심입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게시했다. 정 교수가 검찰에 임의 제출한 개인용 컴퓨터(PC)에서 동양대 총장 직인 사진 파일이 발견됐다고 한 언론이 보도한 직후였다. 정 교수는 글에서 “현재 제 연구용 PC는 검찰에 압수된 상황이므로 해당 파일이 어떤 경로로 그 PC에 저장된 것인지 그 정확한 경위나 진위를 알지 못한다”면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직원들로부터 여러 파일을 받았기 때문에 그 파일 중 일부가 PC에 저장된 것으로 추정할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정 교수는 “피고인도 열람하지 못한 증거나 자료에 대한 내용을 유출하거나, 기소된 피고인이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게 되는 내용을 보도하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했다. 검찰과 언론을 향한 우회적 경고 메시지였다.
김 비서관이 해당 글을 올린 연유가 무엇이든, 청와대 참모가 장관 후보자 가족을 대변하는 글을 공개적으로 게시해 여론전에 뛰어든 것 자체가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무성하다. ‘대통령의 비서’인 김 비서관이 정 교수를 보좌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청와대 정무라인 소속 인사 명의의 글은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으로 읽힐 소지가 다분하다. 대통령은 검찰의 인사권자다.
지난 달 23일 임명된 김 비서관은 한 동안 침묵하다 지난 2일 조 후보자를 두둔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김 비서관은 조 후보자의 국회 기자간담회가 끝날 무렵 “공직에 있는 사람이니 달리 평가를 하지는 않겠다”면서도 “긴 시간 TV 화면을 통해 조국 후보자의 답변을 들으신 국민들께서 판단하시리라 믿는다”라고 썼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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