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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신남방 블루오션’ 미얀마에 산업단지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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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신남방 블루오션’ 미얀마에 산업단지 조성

입력
2019.09.09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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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 시내 롯데호텔에서 "한-미얀마, 상생과 번영의 동반자"라는 주제로 열린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 기공식 및 비즈니스 포럼'에서 산업단지 기공식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웅기 세아 회장, 변창흠 LH공사 사장, 문 대통령, 미얀마 민쉐 부통령, 한쩌어 건설부 장관, 표민떼인 양곤 주지사. LH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 시내 롯데호텔에서 "한-미얀마, 상생과 번영의 동반자"라는 주제로 열린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 기공식 및 비즈니스 포럼'에서 산업단지 기공식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웅기 세아 회장, 변창흠 LH공사 사장, 문 대통령, 미얀마 민쉐 부통령, 한쩌어 건설부 장관, 표민떼인 양곤 주지사. LH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신(新)남방 정책’에서 구체적 성과를 내고 있다. 신남방의 ‘숨은 진주’로 불리는 미얀마에서 산업단지 조성과 한국형 신도시 건설에 본격 참여하며 양국 경제협력 강화의 전초기지를 마련한 것이다.

 ◇신남방정책 전초기지 경협산단 

8일 LH에 따르면 지난 4일 미얀마 양곤에서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 기공식이 열렸다. 2017년 신남방 정책이 천명된 이후 처음 성사된 해외 산업단지 건설 사업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우민쉐 미얀마 부통령 등 양국 정부 관계자와 경제인 등 5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기공식엔 양국의 상생을 기원하며 한강과 양곤강의 물을 합수하는 행사도 진행됐다.

미얀마는 아세안(ASEAN) 회원국 중 상대적으로 변방에 위치해 ‘은둔의 국가’로 불려왔지만 2016년 신정부 출범 후 현지기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을 최대 35% 보장하는 회사법 개정 등 적극적인 개방정책을 펴고 있다. 인구 5,400만명의 절반이 27세 이하인 젊은 국가인데다 경제성장률이 매년 6~7%에 달해 아시아의 ‘마지막 미개척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LH가 미얀마 정부와 공동 투자하는 이번 경협 산업단지는 양곤 북부지역 흘레구에 여의도보다 조금 작은 2.25㎢(여의도 2.9㎢) 크기로 조성된다. 인근에 80만명의 인구가 있어 노동력이 풍부하고, 양곤 국제공항(25㎞ 거리)과 양곤~만달레이 고속도로와 가깝다.

한-미얀마 경협 산업단지 조감도. LH 제공
한-미얀마 경협 산업단지 조감도. LH 제공

총 사업비는 1,311억원으로, LH(40%) 미얀마 건설부(40%) 글로벌세아(20%)가 출자한 법인을 통해 사업이 추진된다. LH는 법인 경영과 산업단지 조성 전반을 주도하고, 미얀마 정부는 현물로 토지를 출자한다. 또 진입도로, 전기 등 부족한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우리 정부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700억원이 투입된다. 2020년부터 분양을 추진할 예정인데, 입주의향서를 제출한 업체(95개)의 희망면적(71.2만평)이 이미 공급 예정면적(52만평)을 넘어설 만큼 관심이 뜨겁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진 LH의 노력이 적지 않았다. 미얀마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LH는, 2016년 2월 사업 기반이 갖춰지지 않았던 미얀마에 신효섭 양곤사무소장을 현지 주재원으로 파견했다. 그는 100년이 넘은 미얀마 건설부의 4평 공간을 빌려 홀로 미얀마어를 익히고 정부 관계자와 소통하며 사업 성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신 소장은 “한강-양곤강의 물이 합수되는 순간 지난 4년의 일이 한꺼번에 떠올랐다”며 “머지 않아 한강의 기적이 양곤강의 기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미얀마 달라신도시 개발 사업 후보지 - 송정근 기자
미얀마 달라신도시 개발 사업 후보지 - 송정근 기자

 ◇달라신도시 개발에도 참여 

LH는 미얀마에서 ‘한국형 신도시’ 개발에도 나선다. 양곤강 남부에 위치한 달라 지역에 신도시를 개발하고 싶다는 미얀마 정부의 요청에 따라 최근 신도시 개발을 위한 ‘스마트도시ㆍ주택분야 양해각서(MOU)’도 체결한 것이다. 달라 지역은 양곤시 북측의 인구 집중과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얀마 정부가 검토 중인 신도시 후보지다. LH는 올해 안에 양곤주와 구체적인 사업 방식과 추진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달라 신도시 개발은 우리나라의 강남 개발과 유사한 점이 많다. 1970년대 강남을 본격 개발하던 당시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051달러로 ‘1,000불 시대’에 막 진입했고 서울 인구는 552만명이었는데, 지난해 기준 미얀마의 1인당 GDP는 1,354달러, 양곤 인구는 516만명으로 당시 우리와 비슷하다.

이번 개발은 작년 말 한국의 대외협력기금으로 착공한 양곤강 ‘우정의 다리’ 건설을 계기로 본격화했다. 1969년 제3한강교(현재 한남대교)가 개통돼 한강 남북을 잇고 강남 개발을 이끌었듯이, 우정의 다리가 북부 양곤 시내와 남부 달라 지역을 연결해 지역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란 게 LH의 기대다.

변창흠 LH 사장은 “미얀마에서 경협 산업단지로 구축된 양국 신뢰를 바탕으로 제2, 제3의 해외신도시 개발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모든 나라의 해외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미얀마 양곤강 남부의 개발후보지인 달라 지역 현지전경. LH제공
미얀마 양곤강 남부의 개발후보지인 달라 지역 현지전경. LH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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