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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꼬이는 아프간 평화협정… 트럼프, 전격 협상 중단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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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꼬이는 아프간 평화협정… 트럼프, 전격 협상 중단 선언

입력
2019.09.08 18:18
수정
2019.09.08 22:3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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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평화협정 중단을 선언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4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허리케인 도리안 관련 브리핑을 받는 모습.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평화협정 중단을 선언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4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허리케인 도리안 관련 브리핑을 받는 모습.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의 직전에 다다른 아프가니스탄 평화협정 협상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미국과 아프간 무장반군 탈레반 간 협상이 영구히 중단된 것인지 잠시 보류된 것인지 언급하지 않았으나, 갑작스러운 협상 중단 선언으로 아프간의 18년 전쟁사를 끝낼 평화협정 체결 여부는 미궁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 3건의 글을 잇달아 올려 대통령 전용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주요 탈레반 지도자들과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을 각각 비밀리에 만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 비밀 회동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제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이 8일로 예정된 만남을 위해 이날 밤 미국에 올 예정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 5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미군 등 12명이 희생된 공격을 언급하며 탈레반이 어렵게 합의한 아프간 평화협정을 없던 일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행히도 그들(탈레반)은 잘못된 지렛대를 만들기 위해 우리의 위대한 군인 1명과 그외 11명을 살해하는 공격을 저지르고 이를 인정했다”며 “나는 즉각 회동을 취소하고 평화협상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평화협상 특사를 내세운 미국과 탈레반은 최근 초안에 합의하는 등 평화협정에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협정 초안에 따르면 미국은 서명 후 135일 이내로 아프간에 주둔 중인 1만 4,000명 규모 병력을 8,600명까지 감축하고 5개 기지를 폐쇄하기로 했다. 탈레반은 향후 알카에다 등 테러 단체가 미국을 공격하지 못하게 방지한다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잇단 테러로 미 행정부 내에서 섣부른 평화협정 타결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오자 강경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사지 타임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평화협정 서명에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탈레반이 약속을 지킬지 믿을 수 없다며 평화협정에 반대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탈레반은 앞서 지난 2일에도 국제기구들이 모여 있는 카불 그린빌리지 인근에서 폭탄 공격을 감행해 16명이 숨지고 119명이 다쳤다. 올 들어 아프간에서 사망한 미군 수는 16명으로 늘어났고, 특히 이 중 4명이 최근 2주 새 목숨을 잃었다.

외신들은 탈레반이 향후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고 이처럼 공격 강도를 높이는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테러 수위가 높아지면서 오히려 협상 회의론만 힘을 얻고 있다. 아프가니스탄ㆍ파키스탄 특사로 활동했던 대니얼 펠드먼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온 아프간 평화협정은 아프간을 안보와 정치 공백 상태로 만들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 평화협정 협상 중단을 선언한 이튿날인 8일 탈레반은 “협상 중단은 미국의 인명과 자산의 추가적인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반발했다. 반면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탈레반에 폭력을 멈추고 아프간 정부와 직접 대화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날 미 ABC, NBC, CNN 등 방송에 출연한 폼페이오 장관은 “탈레반이 확실한 신뢰를 줘야만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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