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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엔 도련님을 ‘~씨’로 불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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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엔 도련님을 ‘~씨’로 불러보세요”

입력
2019.09.08 12:22
수정
2019.09.08 19:2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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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호칭 바꿔 부르기 제안

여성가족부 제공
여성가족부 제공

“도련님이라고 불리는 게 부담스러워요.”

“남동생의 부인이 저보다 8살 많은데 ‘올케’라고 짧게 부르기 민망해요.”

올해 추석 명절을 맞아 불편한 가족 호칭을 바꿔서 써보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 ‘시댁과 처가’ 혹은 ‘처남과 도련님ㆍ서방님’과 같은 가족 호칭에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부부를 중심으로 남성의 가족에 대해서는 높여 부르는 반면 여성 측에 대해서는 낮춰 부르는 문화가 시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 들어 정부가 관련 설문조사와 토론회를 진행하고 지난 5월 호칭 대안을 제시하면서 관련 사회적 논의는 더 활발해졌다. 올해 7월에는 결혼 후 가족 호칭에 불편함을 느끼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을 보여준 기혼 여성의 에세이 ‘나는 당신들의 아랫사람이 아닙니다’가 출간돼 주목 받기도 했다.

여성가족부가 올해 5월 제시한 가족 호칭 대안을 보면, 우선 ‘장인ㆍ장모’ 호칭 대신 남녀 모두 배우자의 부모를 ‘아버님(아버지)’과 ‘어머님(어머니)’으로 호칭하는 것을 제안한다. 또 배우자의 손아래 동기를 부르는 ‘아가씨ㆍ도련님ㆍ처남’ 등은 ‘씨’로 통일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외할머니ㆍ외할아버지’ 대신 ‘할머니ㆍ할아버지’로 하되 구별이 필요하면 사는 지역이나 동네를 붙이는 것을 개선안으로 소개했다. 이 외에도 ‘시댁ㆍ처가’가 아닌 ‘시가ㆍ처가’로 부르는 사례 등이 발표됐다.

신지영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는 “호칭이 불편하면 대화를 시작하기 어렵고 결국 만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진다”며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현재 사용하는 호칭이 불편한 사람이 없는지 가족 구성원이 함께 생각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9일부터 이 같은 가족 호칭 개선과 성별 구분 없이 가사노동을 함께하는 성평등 명절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의 추석 명절 캠페인을 벌인다. 이번 캠페인을 방송과 기혼여성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아줌마닷컴’등과 함께 홍보할 예정이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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