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제13호 태풍 ‘링링’이 남기고 간 상처는 컸다.
경기도내에서만 1명이 사망하고, 32명이 다쳤다. 가로수가 넘어지는 등의 피해신고만 2,600여 건이 접수됐고, 지하철의 운행이 중단되는가 하면 정전으로 피해도 입었다.
경기도는 정확한 피해를 조사한 뒤 8일 오전부터 복구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인명피해
7일 오후 3시5분쯤 파주시 연다산동에서 이모(61)씨가 강풍에 뜯긴 골프 연습장 지붕 패널에 맞아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2층짜리 골프 연습장 건물 지붕에서 보수 공사 중이던 이씨는 강풍에 갑자기 날아든 지붕 패널을 피하지 못하고 머리를 맞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각 의정부시 산곡동 신축공사 현장에서 간판 고정 작업을 하던 송모(44)씨가 3m 아래로 떨어져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크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포천시 일동면에서는 안모(73)씨가 3층짜리 빌라 옥상에서 떨어진 양철 지붕을 피하는 과정에서 넘어져 무릎에 찰과상을 입었고, 화성시 서신면에서는 강풍에 깨진 유리 파편에 주민이 손을 다쳤다.
양평군 경의·중앙선 아신역 대합실에서 강풍에 문이 세게 닫혀 이용객이 머리를 다쳤고, 파주시 문산읍의 한 마트에서는 손님이 냉장고에 깔려 다리를 다치기도 했다.
이밖에 가평과 고양, 이천에서 강풍에 떨어지거나 넘어진 간판과 벽돌, 천막 기둥 등에 맞아 행인 27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지하철 운행 중단 및 도로 통제
지난 7일 오후 2시 25분께 고양시 덕양구 지하철 3호선 원당역에서 천장 패널이 강풍에 뜯겨 철로로 떨어져 구파발역~대화역 방향 운행이 50분 간 중단되기도 했다. 반대편 대화역∼구파발역 방향 운행은 10분 정도만 지연됐다.
지하철 1호선 소요산역∼덕계역 구간에서도 나무가 쓰러져 전동차가 멈춰서기도 했다.
또 이날 오후 수원시 권선구 수원역 고가도로에서는 유리 방음벽이 파손돼 한때 양방향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피해 접수
7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접수된 건수는 이날 오후 9시 기준으로 2,647건에 이른다.
내용별로는 도로 장애 311건, 간판 730건, 주택 153건, 기타 1천453건 등이다.
이날 오전부터 수원·이천·용인·포천시 등에서 가로수 등이 쓰러져 인도를 덮쳤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출동해 조치했다.
서해안과 인접한 화성시 전곡항 소재 상가 건물에서는 옥상에 설치된 천막이 바람에 날아갔으며, 안산시에서는 탄도 어민복지회관 콘크리트 구조물이 떨어졌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 성벽에 덧대진 벽돌 시설물 일부가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경기 북부에서는 정전 피해 접수가 많았다.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2동에서 건물 옥상 적재물이 떨어지며 전선이 끊어져 일대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파주시에서도 정전으로 1천884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13호 태풍 ‘링링’의 위력 및 소멸
7일 경기도에서 최대순간풍속이 가장 강했던 곳은 양주시로 초속 42m를 기록했다. 이어 과천이 33.3m, 연천 31.9m, 평택 31.3m, 화성 30m, 안산 27.7m 등이다.
링링은 8일 오전 4시쯤 북한을 지나 이날 오후 3시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쪽 약 390㎞ 육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해져 소멸할 예정이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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