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소년 야구의 통산 6번째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꿈이 야속한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11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한국 청소년 야구 대표팀은 7일 부산 기장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대회 미국과 슈퍼라운드 최종전에서 5-8로 역전패했다. 이날 두 팀은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경기 내내 악천후 속에 싸웠다. 제대로 서 있기 힘들 정도로 바람이 불다가도 해가 쨍쨍히 뜨고, 비도 내리다 말다 했다.
양 팀 모두 수비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하늘은 미국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유독 대표팀이 수비할 때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5-4로 앞선 5회초에 3루수 신준우가 선두 타자 애런 부코비치의 내야 뜬 공을 강풍의 영향으로 놓치는 실책을 했다. 계속된 1사 3루에서는 포수 강현우가 평범한 파울 플라이를 바람 탓에 잡지 못했다.
5-5로 동점을 허용한 6회초에는 선두 타자 놀런 맥린의 뜬공을 중견수 박시원이 놓쳐 다시 무사 2루의 위기를 맞았다. 맥린의 타구가 강풍을 타고 생각보다 멀리 뻗어 나가자 박시원이 뒷걸음질 치며 글러브를 내밀었으나 살짝 모자랐다. 오원석이 이후 밀란 토렌티노, 헌터 하스에게 연속 안타를 내줘 대표팀은 5-7 역전을 허용했다.
이성열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변명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우리가 수비할 때는 바람이 세차게 불고 우리가 공격할 때는 왜 멈추는지 모르겠다”며 “물론 우리도 경기 초반에 바람 덕을 봤지만 이런 악조건이 아니라 정상적인 상황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은 할 수 있는 걸 다했다”면서 “아쉬움은 접고 남은 3∼4위전에서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부산=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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