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VR·AR에 최적화…아이트래킹 데이터 분석 SW 개발
모바일 아이트래킹, 아이트래킹 리모트킷 주력
VR아이트래킹의 반응 속도 타사 대비 5배 빨라
알리바바 국제창업대회 2등, 올해 국무총리상 2번 화려한 수상경력
올 초 본격적인 5G 시대가 열리면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에 대한 관심이 더욱더 뜨거워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스크린 골프와 야구 등 가상현실(VR) 스포츠와 관련해 국내 특허 출원된 IT기술은 지난 2016년부터 2018년 3년 동안 357건으로 이전 3년(2013~2015년) 보다 211건, 약 69% 증가했다.
국내 VR 시장 규모도 꾸준히 증가해 2020년 5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또 최근 5G 실감형 콘텐츠 시장이 본격적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중소·스타트업 기업은 VR∙AR기술 사업화를 위해 대거 뛰어들고 있다.
여기 남들보다 일찌감치 눈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혁신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비주얼캠프’다. 이미 스타트업계에서는 유명세를 타고 있는 작지만 내실 있는 기업으로 입소문이 나 있는 상태다.
비주얼캠프는 국내 유일 시선 추적(EYETRACKING)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혁신 기술기업이다. 이 시선추적기술은 스마트폰,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그리고 자동차에 까지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다. 이 시선 추적 기술과 비정형 시선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통해 새로운 마케팅 전략 수립과 광고, 유통, 교육, 훈련 등 실로 전 방위 산업에 적용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돕는다.
비주얼캠프는 독보적인 아이트래킹 업체로 어느덧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아이플루언스, 아이트라이브, SMI사 등과 치열한 경쟁을 해 왔다. 이들 3개 기업은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미 구글(아이플루언스), 페이스북(아이트라이브), 애플(SMI) 등에 인수됐다. 인수비용만 수 천억원에서 수 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주얼캠프의 박재승(56) 사업총괄대표(COO)는 5년 전 석윤찬(47)대표와 공동 창업을 했다. 5년 전 이들의 눈에 들어온 건 ‘아이트래킹 기술’이었다. 아이트래킹이란 시선의 위치 또는 움직임을 추적하는 기술로 유래는 약 8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상용화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보급화의 걸림돌은 아이트래킹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비쌌기 때문이다.
아이트래킹을 보편적인 기술로 개발하면 수많은 사람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 이들은 곧바로 회사를 설립하고 관련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결국 1분에 눈의 움직임으로 100타(손으로 치는 한글 타수)를 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이 기술은 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인을 위한 PC용 아이트래킹 기술로 산업통상자원부 “BI 연계형 과제”에 선정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창업 초기였던 눈으로 타이핑치는 기술 개발에 성공한 이후 꾸준히 아이트래킹 개발에 몰두한 결과 현재는 VR아이트래킹에 있어 중요한 기능인 레이턴시(시선 반응속도)가 타사 대비 5배 빠른 1m/s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CPU 점유율도 4%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애당초 회사가 창립할 때 후발 주자여서 타사와는 다르게 모바일 아이트래킹에 집중해왔다. 그 결과 현재 스마트폰 아이트래킹 부문에서는 퍼스트무버가 됐음을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모바일 아이트래킹과 리모트 킷에 주력하고 있다. 핵심은 아이트래킹 기술을 스마트폰에 최적화시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아이트래킹 기술이 VR HMD 제조사나 스마트폰, 태블릿 제조사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게 되면 라이선스 비용을 지속해서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 6월 상해 MWC에서 세계 최초 최소형 아이트래커 리모트킷을 공개해 주목 받았는데 리모트 킷을 태블릿, PC나 노트북, 스마트폰에 장착하면 손이 아닌 눈으로 입력이 가능한 시대가 온다”고 말했다.
또한 별도의 하드웨어 필요 없이 모바일 SDK를 콘텐츠업체나 광고사에 제공해 사용자의 시선 반응과 사용자 흥미도(AOI)를 분석하는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가 펼쳐질 수 있다.
이러한 우수한 기술력과 사업성으로 수상기록도 화려하다. 올해 국무총리상만 2개를 받았다. 대한민국 임펙테크 대상에서는 국내 대기업들과 경쟁해 당당히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중소기업 기술혁신대전에서도 역시 상을 받았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지난 2016년 레드헤링 아시아 100대 기업에 선정되는가 하면 2017년에는 알리바바 국제 창업대회 준우승, 소프트뱅크 아시아 대회 3위, 중국 동승배 세계 3위 등 이력이 어마어마하다.
박 대표는 “우리의 신선한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수상한 것 같다”며 “이제 더 큰 수상을 목표한다기보다는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기술력을 매출로 연결하는 게 과업이고 궁극적인 목표다”고 말했다.
한편 비주얼캠프는 여느 스타트업처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자율 출근제를 시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사실 처음에는 스타트업 마인드 같지 않은 ‘꼰대’처럼 반대했었다”면서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직원들에 믿음을 줬고 그 믿음은 자율성이 바탕이 돼 창의성과 본인의 업무에 대해 책임지는 문화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재승 대표 일문일답.
-창업하게 된 계기는.
“평소 마케팅 분야(소비자행동론)로 박사 학위를 땄을 만큼 고객 흥미와 의도 파악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창업 시작 전,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기술과 서비스를 구현하고 싶었다. 한마디로 사용자의 편익에 중점을 뒀다. 그리고 ‘아이트래킹’이라는 사업모델이 정해지자 단계별로 더 발전되고 구체적인 사업 목표가 생겼다. 지금은 세계에서 아이트래킹 기술 최고기업을 꿈꾼다. 또 우리가 개발한 아이트래킹 기술로 모든 시선 데이터를 모아 구글과 또 다른 유형의 새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는 게 궁극적 목표다.”
-늦은 나이에 공부를 계속하게 된 이유와 추구하는 삶은 무엇인가.
“비주얼캠프 창업 전에는 중견기업 상장사 임원으로 일했다. 우선 현장의 경험을 기반으로 좀 더 체계적인 마케팅 이론을 공부하고 싶었다. 그래서 새로 공부를 시작하고 7년 만에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남들은 50대 후반에 학위를 받아 어디다 쓰냐고 하는데 공부하는 동안 새로운 이론과 학문을 접하게 된 것은 큰 보람이었고 회사 운영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또 학위논문을 작성하면서 나만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책으로 내 볼 수 있는 동력도 얻었다. 앞으로 시간이 허락한다면 50대 후반이 창업해나가는 과정과 내가 경험했던 내용 등을 토대로 새로운 개념의 창업 저서를 집필하고 싶다. 중년 창업의 필요성을 역설해 새로움에 도전하는 힘을 전수하고 싶다.”
-파트너사들 중 해외 기업도 많던데 해외 진출도 꿈꾸고 있나.
“이미 중국(중관춘)과 미국(실리콘밸리)에 사무소를 두고 글로벌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회사의 기술이 국내보다는 더 넓은 세계 무대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 판단했기 때문에 사업 초기부터 해외 시장에 집중했다. 우선 중국 시장을 목표로 해 이미 오포, 텐센트 등과 협업 체계를 갖췄고 국내 교육 시장에 적용된 학습성취도 및 집중도 향상을 위한 솔루션을 기반으로 중국 교육업체에 우리 기술을 수출하고자 한다. 국내 특허 출원이 23건이고 등록이 9건이다. 미국 특허도 1건이 등록돼 있고, 중국은 이미 4건의 특허를 출원 진행 중이다.”
-비주얼캠프의 앞으로의 계획은.
“비주얼캠프 아이트래킹 기술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디바이스에 적용해 ‘powered by Visual camp’라는 로고가 부착되는 게 우리의 첫 번째 꿈이다. 두 번째 꿈은 우리의 기술이 탑재된 디바이스들을 통해서 모인 각종 시선 데이터를 활용해 구글과는 또 다른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 최강자가 되는 것이다.”
-평소 취미는 무엇인가.
“집에 화분이 많아서인지 자연스레 꽃과 나무를 좋아하게 됐다. 화분을 하나 키우려면 아이 돌보듯 엄청 알뜰히 관리해야 한다. 일요일이면 1시간은 족히 물을 줘야 하고 흙 관리도 필수다. 그래서 우리 집에는 도시 아파트임에도 사시사철 꽃들이 번갈아 가며 꽃과 향을 피운다. 꽃을 키우다 보면 식물도 사람의 온정을 오롯이 받는 것 같다. 대화하면 답을 하듯 응대를 해오는 감정을 느낀다. 사람과 다를 바 없다. 소중히 여기면 그만큼 보상이 돼 돌아온다.”
안서진(단국대) 인턴기자 pangy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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