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떨어지고, 가로등 쓰러지는 등 피해 속출
천연기념물 해인사 학사대 전나무도 부러져
7일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부산과 울산, 경남에서도 강풍에 아파트 유리창이 깨지거나 간판이 떨어지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날 경남소방본부에는 114건, 창원소방본부에는 36건 등 강풍 피해 신고가 150건 들어왔다. 강풍의 영향으로 천연기념물 제541호로 지정된 해인사 학사대 전나무가 부러지고, 사적 제118호인 진주성 성곽 두겁석(성곽 상부 덮개돌) 2개도 인근 나무가 넘어지는 과정에서 파손되는 등 문화재 피해도 잇따랐다.
창원을 비롯한 거제, 통영 등 경남 지역의 시내 곳곳에서 간판이 떨어지거나 가로등이 넘어지고, 전통시장의 철제구조물이 무너지기도 했다. 아파트 유리창이 부서지는 등의 피해도 있었다.
농업 피해는 합천과 함양 등지의 논 77㏊에서 벼가 쓰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에도 배 낙과 피해(14㏊), 비닐하우스 파손(2㏊)이 발생했다.
경남에는 오전 한때 통영 매물도 초속 29.4m, 통영 욕지도 초속 23.5m, 창원시 초속 22m, 거제 장목 초속 21.7 등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20m를 넘는 강한 바람이 몰아쳤다.
한때 18개 시ㆍ군 중 서부권인 남해, 사천, 통영, 하동 등 4개 시ㆍ군에 태풍경보가, 나머지 14개 시·군에 태풍주의보가 발효되기도 했다. 통영항, 마산항, 삼천포항 등 주요 항구와 포구에는 선박 1만여척이 대피했고 연안여객선은 모두 결항했다. 지리산·, 가야산 등 주요 국립공원, 등산로는 입산이 통제됐다. 경남 전역에서는 오후 1시를 기해 태풍경보가 해제됐다.
태풍주의보가 내려졌던 부산과 울산에서는 최고 초속 20m 이상의 강풍이 불어 부산과 울산 등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대부분이 결항됐다. 김해공항에서는 국제선 25편과 국내선 44편 등 항공기 69편이 결항했다. 부산항은 전날인 6일 오후 9시부터 운영이 중단됐다가 이날 오후 4시를 기해 운영이 재개돼 선박 접안과 하역 및 야드 작업 등을 진행했다.
울산공항에서는 이날 오전 8시 50분 울산발 김포행 대한항공 첫 비행기를 시작으로 김포, 제주를 연결하는 18편 중 15편이 결항됐다가 오후 6시쯤부터 울산공항 도착 또는 출발하는 항공편이 정상 운영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강풍에 의한 대형 사고나 인명 피해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부산에서는 이날 오전 4시 11분쯤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 입구 도로에 설치된 플라스틱 중앙분리대가 강풍에 100m 가량 밀려나면서 3개 차선을 막는 일이 일어났다. 경찰은 도로를 통제한 뒤 플라스틱 중앙분리대를 제자리로 옮겼다. 오전 9시쯤에는 해운대구 우동항에 피항해 정박 중이던 1.2t 연안복합 어선이 전복돼 2시간만에 육지로 인양됐다.
울산 울주군에서 이틀째 진행 중인 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회제 야외 영화관 상영은 관객 안전을 고려해 모두 취소됐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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