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아파트 함석 지붕 뜯겨져 주차장 덮쳐
춘천선 옥상 골프연습 시설 떨어져 ‘날벼락’
동해 선박 2530척 대피ㆍ항공기 결항 속출
제13호 태풍 ‘링링’이 북상하면서 영향권에 든 강원지역에서도 지붕이 뜯겨나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7일 오후 강원소방본부에 강풍에 지붕이 날아가고 가로수가 뽑히는 등 136건의 태풍 피해가 접수됐다. 강원도에 따르면 농지 5㏊, 비닐하우스 990㎡가 피해를 입었다. 8일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며 피해 규모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오전 7시30분쯤 원주시 명륜1동의 한 아파트의 함북 지붕이 강풍에 날아가 인근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7대를 덮쳤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또 이날 원주시 일산동 공사장에선 파이프 비계가 쓰러졌고, 단계동 건축현장에선 건축자재가 강풍에 날아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후 원주지역의 순간 최대 풍속은 초속 41.1m에 달했다. 오전 11시39분쯤에는 정선군 신동읍 예미리의 한 도로의 가로수가 쓰러져 119대원이 출동했다.
태풍이 충남 서해안을 지나 수도권에 근접한 오후 들어 춘천에서도 강풍이 거세졌다. 이로 인해 춘천시 삼천동의 한 공사 현장과 춘천시 약사지구 철거 현장 가림막이 바람에 넘어가 주차된 차량을 덮쳤다. 춘천시 효자동에선 옥상에 설치된 골프 연습 시설이 떨어져 차량 4대가 파손됐다. 철원군 노동당사에서 대마리를 잇는 87호 국도 구간에도 낙하물이 다수 떨어져 차량 통행이 한때 통제됐다.
강풍으로 인해 원주와 제주를 오가는 국내선 노선과 양양국제공항 국제선 항공기가 이륙을 취소됐다. 동해안 항포구에는 2,530여척의 크고 작은 어선이 태풍에 대비해 육지로 견인되거나 안전한 곳에 피항했다. 설악산과 오대산, 태백산, 치악산 국립공원 입산도 통제됐다.
태풍주의보 내려진 강원지역의 순산 최대풍속은 원주 백운산 초속 41.2m를 비롯해 미시령 초속 24.5m, 평창 대화 초속 20m, 영월 초속 19.5m 등 매우 강한 바람이 몰아쳤다. 강수량은 미시령 27.5㎜, 향로봉 26㎜, 진부령 23.5㎜ 등으로 비교적 강수량은 많지 않았다.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부터 비상 2단계 근무에 들어갔다. 도내 18개 시군에서 1,240명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으로 인해 8일 오전까지 강원도 전역에 10~40㎜의 비와 순간풍속 25∼35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o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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