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 개봉하는 한국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과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이번 추석에도 따끈따끈한 새 영화들이 관객을 찾아온다. 나흘밖에 안 되는 짧은 연휴지만, 극장 나들이로 더 알차게 보낼 수 있다. 범죄 오락물과 휴먼 코미디, 누아르 액션물까지 장르가 다양해서 골라 봐도 좋고, 모두 다 챙겨 보면 더 좋다. 올 추석 최고 기대작인 ‘타짜: 원 아이드 잭’, 차승원이 12년 만에 출연한 코미디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한국형 누아르 장르를 개척한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가 11일 동시에 극장가에 출동한다.

영화 ‘타짜 : 원 아이드 잭’은 화투 대신 포커로 도박판을 벌린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베팅할 땐 인생을 걸어라 ‘타짜: 원 아이드 잭’ 

충무로 대표 흥행 시리즈 ‘타짜’가 돌아온다. 2006년 ‘타짜’와 2014년 ‘타짜-신의 손’을 잇는 세 번째 작품 ‘타짜: 원 아이드 잭’이 추석 극장가에서 잭팟을 노린다. 이번엔 종목을 화투에서 포커로 바꾸고 판을 키웠다. 1대 타짜 조승우와 2대 타짜 최승현 다음으로 3대 타짜 박정민이 나선다.

주인공은 전설적인 타짜 짝귀(주진모)의 아들 도일출(박정민). 공시생인 일출은 노량진 학원보다 사설 도박장을 더 자주 들락거리는 포커판의 신출내기 타짜다. 어느 날 도박장에서 묘한 매력을 풍기는 마돈나(최유화)와 마주친 일출은 마돈나와 늘 함께 있는 남자 이상무(윤제문)에게 겁 없이 도전했다가 모든 걸 잃는다. 나락으로 떨어진 일출 앞에 정체불명의 타짜 애꾸(류승범)가 나타나 도움을 주고, 애꾸는 일출을 시작으로 ‘손기술 제왕’ 까치(이광수)와 ‘연기력 달인’ 영미(임지연), ‘재야의 숨은 고수’ 권 원장(권해효)을 불러 모아 거대한 도박판을 설계한다.

가장 큰 볼거리는 팀플레이다. 애꾸가 판을 짜고, 까치와 영미가 미끼를 던지면, 일출과 권 원장이 플레이어로 나선다. 한 팀으로 뭉친 타짜들이 절묘한 호흡으로 판의 흐름을 좌우하며 상대를 속여 넘기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상대의 사소한 동작에서도 패를 읽어내 승부를 장악해 가는 고도의 두뇌싸움과 아슬아슬한 심리전이 긴장감을 더한다. 포커 용어를 몰라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오락 영화다. 기본기가 탄탄한 박정민, 존재 자체로 신비로운 류승범, 파격 노출을 감행한 이광수 등 배우들의 독특한 개성도 재미 요소다. 도박이라는 소재 탓에 청소년 관람불가다.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에서 부녀로 호흡을 맞춘 차승원과 엄채영은 극장을 웃음과 눈물로 가득 채운다. NEW 제공
 웃다가 눈물 쏟는 ‘힘을 내요, 미스터 김’ 

미스터 김을 만나러 갈 때는 손수건이나 휴지를 준비하기를 권한다. 빙그레 웃음 지으며 보다가 나중엔 펑펑 눈물을 쏟게 될 테니. 주연배우 차승원은 코미디와 드라마를 오가며 가슴 따뜻해지는 2시간을 관객에게 선물한다.

동네 맛집 칼국수 가게를 동생과 운영하고 있는 철수(차승원)는 근육질 팔뚝을 자랑하는 수타면의 달인이다. 후천적 지적 장애가 있지만 매일 운동을 빠뜨리지 않는 성실한 아저씨이기도 하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운동을 마치고 동네를 활보하던 철수 앞에 존재조차 몰랐던 딸 샛별(엄채영)이 나타난다. 혈액암을 앓고 있는 샛별은 친구에게 줄 이승엽 선수의 사인 볼을 구하러 몰래 병원을 빠져 나오고, 우연히 샛별과 마주친 철수는 엉겁결에 샛별의 여정에 동행하게 된다.

전반부에서 철수의 엉뚱한 행동과 코믹한 에피소드로 유쾌하게 흐르던 영화는 후반부에서 감동드라마로 결을 바꾼다. 철수가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참사 당시 소방관이었다는 반전이 드러나면서다. 사건 당시 지하철 통로로 진입해 기계실에 갇혀 있던 12명을 구출한 소방관의 이야기가 철수 캐릭터에 모티브가 됐다. 사고 후유증을 겪고 있는 철수와 목숨 건 투병 중인 샛별, 그래서 설정만 보면 신파로 흐를 법하지만 영화는 가족이 돼 가는 부녀의 모습을 담백하게 담아 낸다. 눈물이 억지스럽지 않은 이유다. 온정을 나누며 상처를 위로하는 사람들의 선의도 가슴을 훈훈하게 데운다.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하기 좋은, 무해한 영화다.

나쁜 놈들이 더 나쁜 놈을 때려 잡기 위해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서 다시 뭉쳤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나쁜 놈 때려 잡는 ‘나쁜 녀석들: 더 무비’ 

2014년 방영된 OCN 인기 드라마 ‘나쁜 녀석들’이 영화로 다시 태어났다. 강력범죄를 저지른 나쁜 놈들이 더 나쁜 악을 소탕한다는 신선한 설정과 개성 있는 캐릭터들을 그대로 이어받아 새로운 이야기를 꾸렸다. 미친 개라 불리는 형사 오구탁(김상중)과 조직폭력배 박웅철(마동석)이 다시 뭉쳤고, 전과 5범 사기꾼 곽노순(김아중)과 과잉 수사로 물의를 빚은 독종 경찰 고유성(장기용)이 새 멤버로 합류했다.

나쁜 녀석들이 몸담았던 특수범죄수사과가 해체되고 몇 년 후, 교도소 호송차량이 전복되고 흉악범들이 탈주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성실하게 형기를 채우고 있던 박웅철은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의 절친한 동료가 살해됐다는 소식을 접하는데, 때마침 오구탁 형사로부터 다시 특수범죄수사과에 들어오라는 제안을 받는다. 탈주 사건 현장에 있던 곽노순과 고유성까지 끌어들인 오구탁 형사는 본격적으로 수사팀을 가동한다.

고작 4명뿐이지만 화력은 어마어마하다. 박웅철은 핵 주먹으로 폭력조직을 순식간에 일망타진하고, 오구탁 형사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극을 장악한다. 비상한 두뇌로 탈주범의 행적을 쫓는 곽노순, 악바리 근성으로 달려드는 고유성도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낸다. 타격감 넘치는 액션 장면들이 아주 호쾌하다. 마동석의 전매특허 액션을 만끽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훌훌 날아간다. 마동석은 원작 드라마 출연 당시 우직한 매력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마블리’라 불리기 시작했다. 원작 드라마 팬이라면 강예원과 조동혁 등 원년 멤버들의 카메오 출연도 반가울 것이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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