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ㆍ딸 표창장 논란에 與 “다른 표창장만 18개” 방어전
‘아내 기소 임박’ 보도에…조국 “기소되면 그때 거취 고민”
6일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의 최대 쟁점은 딸 조모(28)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활용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이었다. 의혹 당사자이자 후보자 아내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압수수색 직전 학교 PC를 무단 반출한 데 이어 조 후보자가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 직접 통화해 거짓 증언을 종용했다는 보도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련 의혹을 풀어줄 핵심 인물인 최 총장과 정 교수가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으면서 야당과 조 후보자의 진실 공방만 오갔다. 조 후보자는 “표창장이 위조됐다면 범죄행위에 해당한다”면서도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동양대 총장 표창장 양식을 제시하며 정 교수가 표창장 위조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주광덕 의원은 “정상적인 동양대 총장 표창장은 왼쪽 상단에 몇 년도 몇 번의 일련번호가 있고 하단에는 ‘동양대학교 총장 교육학박사 최성해’라고 기재돼 있는데 조 후보자 딸의 표창장은 어학교육원 몇 호라고만 써 있고 하단에는 ‘동양대학교 총장 최성해’라고만 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또 정 교수가 동양대에 재직한 것은 2011년 7월부터인데, 조 후보자 딸이 제출한 표창장에는 2010년부터 2012년 9월까지 동양대에서 봉사활동을 했다고 적혀 있다며 조씨가 봉사활동 자체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조 후보자는 “저희 아이가 경북 지역 청소년들의 영어 에세이 첨삭 등 봉사활동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딸 조씨가 제출한 표창장에 봉사 기간이 2010년부터라고 기재된 것에 대해서는 “잘못 기재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배우자인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가 사실이라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가 저녁에 정 교수의 기소가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기소가 되면 그때 가서 (거취를) 고민해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조씨가 총장상을 받은 시점은 2012년 9월 7일로 정 교수에게 적용될 사문서위조죄 공소시효(7년)는 이날 자정을 기해 만료된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박주민 의원 등은 동양대의 상장과 표창장 형식이 통일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조 후보자 측에 힘을 보탰다. 김종민 의원은 “일련번호가 다른 표창장이 제가 알고 있는 것만 18개”라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가 최 총장과 직접 통화한 것을 두고도 공방이 오갔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지난 2일 간담회 당시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대표인) ‘5촌 조카와 통화하면 의심을 살 수밖에 없어서 통화하지 않았다’고 강조한 분이 왜 최 총장과 통화했느냐”고 따졌다. 조 후보자는 “제 처와의 (최 총장) 통화 끝에 제가 넘겨받아 짧게 통화한 것”이라며 “조사를 해서 사실관계를 밝혀달라고 했을 뿐”이라고 맞섰다. 앞서 최 총장은 이날 언론을 통해 조 후보자가 “(표창장 임명 권한을) 정 교수가 위임하는 걸로 해주면 안 되느냐, 법률고문팀에 물어보니 그러면 총장님도 살고 정 교수도 산다는 말을 했다”고 폭로했다. 정 교수가 최 총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도 공개됐다. 이날 김도읍 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메시지에는 “저희 학교에서는 실제로 많은 일을 부서장 전결로 처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 않느냐. 팩트와 상황에 대한 현명한 해명을 부탁드린다”고 돼 있다.
정 교수가 압수수색 전 동양대에서 PC를 반출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정 교수가 본인 교수연구실에 있는 PC도 반출했다”며 “집으로 가져온 것도 아니고 증권사 직원 트렁크에서 발견됐다”고 몰아세웠다. 이에 조 후보자는 “처가 몸이 너무 안 좋은 상태라 (재산관리를 돕는) 한국투자증권 직원이 운전한 것이고 이후 검찰에서 연락이 와서 임의제출했다”고 답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김민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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