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생기부ㆍ포렌식 수사 자료 등 野 의원 잇단 자료 공개에 격앙
더불어민주당은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피의사실 공표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에 날을 세웠다. 일부 의원들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논두렁 시계’ 사건을 거론하며 “검찰이 정치를 하고 있다”고 격앙됐다.
검찰의 피의사실 유출 의혹은 조 후보자의 딸 논문 파일 포렌식(과학적 범죄조사 방법) 결과가 언급되면서 불거졌다. 민주당은 이에 검찰이 청문회를 앞두고 야당 의원들에게 관련 자료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딸 논문 파일을 집에 있는 PC로 보냈느냐. 그 파일은 회사 소속, 서울대 법대 소속 PC로 작성됐는데 포렌식으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이 일제히 반발했다. 이철희 의원은 “포렌식 자료가 청문회장에 돌아다니고 있는데 이 자료를 검찰 말고 누가 갖고 있나. 참담하다”며 “검찰이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 검사의 글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도 논두렁 시계 사건처럼 증거확보가 안되면 가족 압박하고, 수사내용 슬금슬금 흘려가며”라고 인용했다.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 의원도 “김진태 의원이 ‘검찰 포렌식에서 나왔다’고 했는데 깜짝 놀랐다”며 “수사하는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들이 막 나온다”고 성토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윤규근 총경과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된 것도 검찰이 의도적으로 흘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총경은 버닝썬 사태 때 가수 승리와의 유착 의혹이 제기됐고,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민 의원은 “(윤 총경이) 휴대폰을 검찰에 제출해 포렌식 된 모든 정보는 검찰에 다 가 있다. 사진의 유출 경로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모 잡지에서 조 후보자가 버닝썬 사건 연루자와 식사했다고 보도했는데, 민정수석이 직원과 식사하는 게 문제가 되느냐”고 물었다. 조 후보자는 “평소에는 얼굴도 보기 힘든 사람인데, 그날은 단체회식이라 식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민주당은 조 후보자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사진과 고교 시절 학생생활기록부 유출 경위에 대해서도 검찰을 조준했다. 정성호 의원은 “딸 생기부가 드러나고 영어 성적도 공개됐다. 이게 정상적이냐, 이건 범죄적 행위”라고 따졌다. 박지원 무소속 의원은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된 표창장 사진을 조 후보자에게 보여주면서 “후보자가 공개하지 않았는데 검찰에 압수수색 된 표창장이 저한테도 들어와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피의사실 유출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조 후보자 딸의 생활기록부 공개가 초중등교육법 등에 위반된다는 비판이 나오자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반박 기자회견을 열어 “생활기록부 유출을 제가 한 적이 없다. 공익제보자로부터 내용을 제보받았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도 “해당 언론이 관련 대학과 단체 등을 상대로 자체적으로 취재한 것이고, 검찰 압수물 포렌식 자료가 유출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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